음식점 등록해 놓고 지난 연말 유사 룸살롱 영업 적발…SM엔터 “여종업원 동석 없었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이 돼 있지만 지난 연말 무허가 유흥주점으로 적발됐던 곳이다. 유노윤호가 방문했을 때는 일반음식점으로 운영되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가게 직원이 MBC 취재진에게 “저희가 운영자체가 멤버십만, 예약제로만 받고 있어서”라고 말한 것을 보면 평범한 일반음식점은 아닌 듯하다. 강남 유흥업계에선 그 업소가 소위 ‘룸방’으로 분류되는 불법 유흥업소였다고 말한다.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유노윤호가 방역수칙을 어기고 밤 12시 무렵에 술을 마시다 적발된 업소는 유흥업계에서 소위 ‘룸방’이라 부르는 곳이었다. 사진=연합뉴스
‘룸방’이라는 단어가 유흥업계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룸살롱과 노래방이 더해진 의미로 ‘룸살롱형 노래방’이라는 단어의 줄임말이 룸방이다.
노래방이 한국 사회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으로 당시에는 건전한 놀이공간이었다. 그렇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불법 노래방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도우미 노래방’이라 불리는 곳으로 주로 맥주를 팔고 도우미를 불러 준다. 요즘에도 이런 형태의 도우미 노래방은 여전히 존재한다. 또 다른 형태가 ‘룸방’이다. ‘도우미 노래방’과 달리 룸에 양주 세트가 기본 세팅돼 있고 전문 접대여성이 들어온다. 2차가 가능한 업소도 많았다.
룸방은 강남구와 송파구 유흥가에서 처음 생겨났다. 간판은 노래방이지만 사실상 룸살롱 내지는 단란주점 형태로 운영됐다. ‘도우미 노래방’이 기존 노래방 업주가 손님들의 요구로 몰래 맥주를 팔다가 보도방에 연락해 도우미까지 넣어주는 형태로 발전했다면, ‘룸방’은 룸살롱에서 일하던 이들이 나와서 가게를 차린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룸방은 룸살롱 수준의 술자리를 추구하지만 가격은 룸살롱보다 저렴하다.
요즘 강남의 룸방은 구조가 과거의 가라오케와 유사하다. 무대와 홀, 홀 테이블이 있다. 손님들이 홀에서 술을 마시고 밴드 반주에 맞춰 노래도 부를 수 있다. 그리고 홀을 둘러싸고 룸들이 배치된다. ‘룸살롱형 노래방’으로 룸방이 처음 생겼을 당시에는 대부분 노래방으로 허가를 받았다면, 요즘에는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고 불법 유흥영업을 한다. 유노윤호가 적발된 업소 역시 형태는 룸살롱에 가깝지만 구청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었다.
요즘에는 이런 업소들을 카페 등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룸방이라는 용어가 가장 널리 쓰인다. 유노윤호가 방역수칙을 어기고 밤 10시 이후에 술을 마시다 적발된 업소는 룸방이지만 일반적인 룸방과는 차이가 있는 구조다. 지난해 해당 업소를 방문했었다는 한 회사원은 “다른 룸방과 달리 그 가게는 홀이 없고 룸만 있더라”며 “밴드가 서는 홀 무대가 없다는 점에서 룸방보다는 일반 룸살롱과 비슷하지만 서비스와 가격 등은 다른 룸방과 유사하다. 대부분 거기를 룸방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업소는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15일 서울경찰청 풍속단속계에 적발됐다.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무허가 유흥주점 영업을 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유흥업소와 일반음식점 모두 밤 10시까지는 영업이 가능한데, 이번에는 그 시간을 넘겨 자정 무렵까지 영업을 하다 적발됐다. 강남구청은 적발 내용을 토대로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행정 처분을 할 예정이다.
관건은 유노윤호가 이곳에서 술자리를 가졌을 때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을 했는지 접대여성 등을 불러 유흥업소로 영업을 했는지 여부다. 지난해 12월 단속당해 유흥업소가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을 이어왔을 수 있다. 그러나 유흥업소 영업을 했다면 그 자체로 무허가 유흥주점이니 단속 대상이다. 유노윤호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친구들끼리만 시간을 보냈고, 여성 종업원이 동석한 사실 역시 전혀 없습니다’라며 당시 그곳이 유흥업소는 아니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노윤호 방역수칙 위반 관련,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그렇지만 강남 유흥업계에선 여전히 그곳이 룸방으로 영업을 해왔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몇몇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1, 2월에도 그 업소를 다녀왔다는 손님들을 통해 여전히 거기가 룸방으로 영업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불과 3개월 만에 또 단속을 당했다는 점이다. 다음은 강남의 한 룸살롱 업주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불법 룸방들이 돈을 많이 벌었을 거다. 불법 룸방들은 대부분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집합금지 명령으로 룸살롱들이 문을 닫았을 때도 버젓이 영업을 했고 단속도 거의 되지 않았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영업을 못하는 룸살롱에서 불법 영업을 하는 룸방들을 신고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적발된 룸방들이 꽤 있다. 그 가게가 석 달 사이에 두 번이나 단속을 당했다면 아마도 인근 룸살롱들이 연이어 신고를 한 것 같은데 그만큼 잘되던 가게였을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룸방은 일반 룸살롱보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유명 연예인인 유노윤호가 찾은 업소인 데다 멤버십(회원제) 제도로 운영하며 예약 손님만 받아 고급 룸살롱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해당 룸방을 방문했던 한 사업가는 “예약만 받는 것은 단속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아무나 전화해서 가겠다고 그러면 아마 문을 닫고 영업을 안 한다고 답할 거다. 단속 우려가 없는 안전이 보장된 손님만 받다보니 멤버십에 예약제가 된 것이지 정말 최고급 회원제 룸살롱은 아니다”라며 “그 가게에 유노윤호가 단골이라면 소문을 들었을 텐데 처음 듣는 얘기다. 거긴 룸방으로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자주 가는 가게는 아니다. 아마 유노윤호는 누군가가 불러 한 번 갔다가 운이 안 좋아 딱 걸린 게 아닌가 싶다”고 얘기했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