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유흥업소 방문, 도주 시도 의혹까지…구설 오르자 평소 바른 이미지가 발목 잡아
방역수칙을 위반해 적발당한 유노윤호의 도주 시도 의혹 관련,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캡처.
사실 얼마 전까지 유노윤호는 방역당국에서 홍보대사 자리를 줘도 될 만큼 모범적인 연예인이었다. 지난 1월 17일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유노윤호는 집안에서 생방송을 촬영하고 있음에도 검정 마스크를 착용했다. 유노윤호는 “코로나 관련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 “집에서도 늘 마스크를 착용한다” “집에서도 조심해야 한다. 항상 마스크를 많이 쓰는 편” 등의 말까지 쏟아냈다. 팬 층이 두터운 스타들은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 유노윤호가 이처럼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열심히 지키고 있으며 주위에도 동참을 권유하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은 분명 사회 전반의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 분위기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만 방역지침을 위반하고 영업제한 시간인 밤 10시를 넘겨 자정 무렵까지 술자리에 있다가 적발당하면서 당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은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실제 모습이 아닌 만들어진 콘셉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버틸 수 있었다. 누구나 실수는 하기 마련이기에 대중은 생각보다 너그럽다. 방역지침 위반으로 적발된 뒤 유노윤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그는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다 영업 제한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며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스스로에게도 화가 나고 (중략) 좀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잘못된 행동을 한 점 너무나 후회가 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당시 적발됐던 곳이 불법 유흥업소였으며 경찰이 단속을 위해 업소로 들어오자 지인들이 경찰과 극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유노윤호의 도주를 도왔고 실제 유노윤호가 도주를 시도했다는 MBC 보도가 나온 뒤 상황이 급변했다. 방역지침 위반까지는 기존의 좋은 이미지가 유노윤호를 방어해줬지만 불법 유흥업소 방문과 도주 시도 의혹이 불거지자 더 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너무 좋게 형성된 이미지가 오히려 대중에게 배신감을 유발하는 소위 ‘이미지의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이럴 때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광고계는 바로 손절에 들어갔다. 유노윤호가 모델로 활동 중인 오뚜기 컵밥 광고 홍보물이 삭제됐고 공식 유튜브 채널 속 광고 영상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배달앱 요기요도 앱 메인화면에서 배달직원 복장 유노윤호의 광고 이미지를 내렸다.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과 에피소드가 필요한데 이미지의 함정에 한 번 빠지면 이런 일들이 오히려 스스로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변모한다. 2018년 7월 8일 방송된 MBC ‘두니아’에서 유노윤호는 다른 출연자인 후배 권현빈에게 “다른 가수들은 노후 보장을 위해 건물을 많이 사는데 선배는 왜 그러지 않으신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을 받았다. 지금 와서 보면 당시 유노윤호는 이미 실질적인 건물주였다. 부친이 대표로 있는 법인 명의로 이미 2016년에 건물을 매입했기 때문이다. 이런 구구절절한 내용을 말하진 않더라도 “부모님을 사 드렸다” 정도로 얘기하는 게 정답이 아니었나 싶다.
모범적 이미지의 유노윤호가 불법 유흥업소 방문에 도주 의혹까지 불거지자 더 모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렇지만 유노윤호는 “이런 얘기를 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나도 건물을 사고 싶다”며 “물론 그런 것도 좋지만, 형은 사실 꿈이 있거든! 기회가 되면, 학교를 설립해 보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음악적인 예술학교”라고 말했다. 이 방송을 통해 유노윤호는 다른 스타들처럼 안전한 건물주가 되길 원하는 연예인이 아닌 예술학교를 만들고 싶은 꿈을 가진 가수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분명 방송에서 유노윤호는 “나도 건물을 사고 싶다”고 말했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게 문제다. 당시 언론에선 ‘건물주 거부’ ‘건물주 대신 꿈(미래) 선택’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쏟아냈다. 당시 유노윤호가 한 말의 문맥이 그런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반려견 파양 의혹까지 불거졌는데 2012년 Mnet ‘비틀즈 코드2’에서 언급했던 시베리안 허스키에 대한 얘기에서 시작된 논란이다. 이처럼 좋은 이미지로 포장됐던 과거 방송에서의 발언들이 최근 구설에 오르자 하나둘 비수가 돼 돌아오고 있다.
연예관계자들은 현재 유노윤호가 처한 위기 상황이 광고에서 퇴출되고 연예계 활동이 어려워질 만큼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다음은 한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의 말이다.
“그곳이 무허가 유흥업소라 해도 접대여성이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공개된 장소에서 술자리를 갖기 어려운 연예인들이 룸살롱 등에서 지인을 만나는 일은 흔하다. 접대여성이 있는 유흥업소를 찾는 게 아닌 대중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밀폐된 공간을 찾기 때문이다. 현재 경찰에 적발된 부분도 방역수칙 위반이지 무허가 유흥주점으로 적발된 것은 아니다. 건물 매입 역시 큰 문제는 아니다. 연예인 건물주가 워낙 많은 데다 가족이 법인을 만들어 건물을 매입하는 사례도 생각보다 많다.”
그럼에도 유노윤호가 혹독한 여론의 지탄을 받는 까닭은 단연 ‘이미지의 함정’이다. 연예계에선 도주를 시도했다는 의혹 역시 여기서 시작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평소 유노윤호의 이미지가 워낙 좋았던 터라 술자리에 동석한 지인들이 그 이미지를 지켜주기 위해 경찰과 몸싸움까지 벌이며 그의 도주를 도왔고, 유노윤호도 도주를 시도했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만 도주 시도는 경찰 단속 당시 지인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오해로 보인다. 경찰 역시 당시 유노윤호가 도주를 시도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공식입장을 통해 당시 상황을 “갑작스럽게 10여 명의 사복경찰이 들이닥쳐 단속하는 상황에서 경찰관임을 인식하지 못했던 친구 일부가 당황해 항의하기는 했으나, 이는 유노윤호와는 관계없이 일어난 일”이라고 밝혔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