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2
1971년 8월 23일 평화로운 월요일 오후.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멈췄다. 버스를 세운 건 군복 입은 청년 무리였는데 그들의 손엔 총과 수류탄을 들었다.
버스를 탈취한 이들의 요구는 단 하나 청와대로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버스는 서울에 진입하자마자 출동한 군경의 바리케이드에 가로막혔다. 곧바로 치열한 도심 총격전이 벌어졌다.
그런데 부상 당한 청년 하나가 사망 직전 옆자리 승객에게 ‘쪽지 한 장’을 건넸다.
“전 오늘 살아나가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저 대신 저의 집 옥천으로 편지를 보내주세요.”
스물네 살 옥천 청년은 어쩌다 고향을 떠나와 ‘그날’ 그 버스에 오르게 된 걸까. 버스 탈취사건이 있기 약 3년 전 미지의 장소로 청년 31명이 모였다.
그들의 임무는 국가기밀이었다. 그들의 존재도 역시 국가기밀로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 은밀한 작전이 시작됐다.
면회 불가, 외출 불가, 편지 한 통 쓸 수 없는 고립된 그곳에서 청년들은 실탄이 날아다니는 극한 훈련을 받게 된다. 심지어 ‘사람 뼛가루’까지 나눠 먹으며 ‘인간병기’로 재탄생하게 됐다.
드디어 작전 지시가 떨어졌는데 과연 그들은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그날 그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과 오소리 작전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과 함께 50년 전 그날의 이야기를 나눠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