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낮고 아직 증명되지 않았지만 잠재적 위험성은 알고 있어야
유럽의약품청(EMA)은 위험성은 낮지만, 희귀한 뇌혈전증이나 혈소판 이상 감소증이 AZ백신 접종과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19일(현지시간) EMA는 유럽에서 이뤄진 AZ백신 접종 사례 2000만 건 이상을 분석한 결과, 18명에게 희귀한 사례의 뇌혈전증을, 7명에게 혈소판 이상 감소증을 확인했다. 이들은 대부분 55세 이하 여성이었으며, 이 가운데 9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AZ백신 접종 이후 뇌혈전증 발생 사례는 통상적인 평균치에 비해 높다. 독일의 백신승인 담당 기관인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에 따르면 통상 1년에 인구 100만 명당 2∼5명의 뇌혈전증 사례가 발생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AZ백신 접종자 170만 명 가운데 13명의 뇌혈전증 사례가 짧은 기간에 발생했다.
13명의 사례 중 12명은 여성, 1명은 남성이었고, 이들의 연령대는 20세∼63세라고 독일 보건당국은 전했다. 독일이 지난 15일 예방 차원에서 AZ백신 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을 당시만 해도 7명이었던 사례는 사흘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1100만 명에게 AZ백신을 접종했지만, 뇌혈전 발생 사례는 3건 뿐이었다. 독일에서는 AZ백신이 65세 미만에 접종이 권고됐기 때문에 초기에 젊은 의료진에게 접종이 집중돼 이 같은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의료진 특히 간호인력 중에는 여성 비율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함부르크 대학병원 심혈관 전문의는 “갱년기 전 여성들은 호르몬적인 이유로 혈전증에 걸리기 쉽다. 피임약을 먹거나, 흡연을 한다면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령층에게는 뇌혈전 위험이 코로나19에 걸려 중증으로 전환할 위험보다 현저하게 적다고 알려져 있다.
AZ백신의 설명서에는 앞으로 이에 대한 경고가 명시될 예정이다. 위험이 낮고 아직 증명되지 않았더라도 사람들은 잠재적 위험에 대해 인지해야 한다는 게 EMA의 설명이다.
EMA는 AZ백신 접종 이후 지속적으로 강한 두통이 있거나 피부에 파란 반점이 나타난다면 즉각 의료진에게 치료받으라고 조언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