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비급여 진료 받았을 가능성 염두에 둬…주변인 대상 탐문도 이어가
17일 오후 경북 구미경찰서에서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모씨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석씨를 미성년자 약취 혐의 외에 시체유기 미수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진=연합뉴스
경북 구미경찰서는 23일 친모 석 아무개 씨(49)의 임신과 출산을 확인하기 위해 대구와 구미, 김천, 칠곡 등 170여 곳의 산부인과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일일이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수사에는 구미경찰서 형사과 4개 팀과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7개 팀이 투입됐다.
앞서 경찰은 구미 지역 산부인과 10여 군데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료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수사 범위를 타지역까지 확대한 것이다.
경찰은 석 씨의 출산 시점을 2018년 1∼3월로 보고 이 시점 이전의 진료 기록을 보고 있다. 또한 석 씨가 타인의 명의 혹은 비급여 진료를 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아울러 숨진 여아이 친부에 대한 탐문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현재 석 씨의 주변인을 상대로 3~5년 전 석 씨와 교제한 남성을 찾고 있다. 친부를 찾는다면 수사에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다만 석 씨가 지난해 휴대전화 기기를 바꿔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신사 압수수색은 최근 1년치 통화기록만 확보할 수 있는 까닭이다. 석 씨가 최근까지 사용해온 휴대전화 기기에는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 등이 별로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수사 관계자는 “석씨의 과거 휴대전화 단말기가 있으면 과거의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 등을 확보할 수 있을 텐데 이를 확보하지 못해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한 또 다른 여아의 소재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다음달 5일 석 씨를 기소할 때까지 행방불명된 아이의 소재 찾기, 석씨의 임신·출산 입증하기, 숨진 여아의 친부 찾기 등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석 씨 부부는 계속해서 출산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석 씨는 지난 1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던 중 취재진을 향해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석 씨의 남편도 최근 MBC와 SBS 시사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아내가 3년 전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