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O형 부부 사이서 A형 딸 나올 수 없어…산부인과서 바꿔치기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가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경북 구미경찰서는 26일 “친모 석 씨가 구미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 채혈 검사 전에 숨진 아이와 사라진 아이를 바꿔치기했다”고 밝혔다.
바꿔치기 정황은 혈액형을 통해 드러났다. 산부인과 의원의 기록에 따르면 신생아, 즉 현재 숨진 아이의 혈액형은 A형으로 김 씨와 전남편 홍 아무개 씨 사이에서는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와 홍 씨는 각각 B형, O형이다.
B형의 혈액형 인자는 BB 또는 BO이며, O형은 OO 하나다. 이들을 조합하면 BO나 OO형의 인자만 유도된다. A형 인자인 AA나 AO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결국 두 사람 사이에서 A형 아이는 태어날 수 없다. 숨진 아이가 딸 부부의 친자가 아니라는 증거가 또 나온 셈이다. 이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부인하고 있는 석 씨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경찰은 석 씨가 지난 2018년 4월 2일 산부인과에서 신생아 혈액형 검사를 하기 전 자신이 낳은 아이와 딸 김 씨의 아이를 바꿔치기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역시 숨진 아이의 혈액형뿐만 아니라 DNA 검사 등에서도 김 씨와 홍 씨의 자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범행 의도와 동기는 수사 중이다. 당초 모녀 모두가 외도를 숨기기 위해 아이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 역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석 씨가 바꿔치기로 데려다 놓은 아이 역시 결과적으로 딸 김 씨와 사위 홍 씨 사이에서 태어날 수 없는 혈액형인 까닭이다.
한편 범행이 일어난 시기와 장소가 밝혀짐에 따라 경찰의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에 있어 자세히 설명할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