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1억 원 요구하다 집안 금품 훔쳐 달아나…꼬리 안 남기려 치밀하게 도주
택배기사를 가장해 초등학생을 인질로 삼고 부모에게 거액을 요구한 30대 협박범이 구속됐다. 사진=일요신문DB
A 씨는 지난 3월 26일 오후 1시 30분께 귀가 중이던 초등학생 B 군을 따라간 뒤, 택배기사로 속여 집에 침입했다. 그는 ‘택배가 왔다’며 초인종을 눌러 문을 열게 한 뒤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 40분 가량 이 집에 머문 A 씨는 B 군을 결박해 인질로 삼고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2시간 안에 현금 1억 원을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다 돌연 마음을 바꿔 B 군의 휴대전화와 집 안에 있던 저금통에서 현금 10여 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도주 과정에서 A 씨는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택시를 세 번 갈아타고, 골목길 등을 걸어 자신의 주거지에 도착한 뒤에는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B 군의 어머니와 이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인근 CCTV 등으로 A 씨의 인상착의를 파악, 주거지 부근에서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A 씨를 검거헀다.
한편 A 씨는 이날 오후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을 대부분 시인했으며,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이유 탓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라고 진술했다. 피해 아동은 크게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