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실장 “크나큰 실망 드려 죄송”…청와대 관계자 “부동산과 관련한 엄중한 상황을 감안한 것”
문재인 대통령은 3월 29일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본인 소유 강남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을 대폭 올려 논란을 일으킨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김 실장은 3월 28일 오후 해당 보도가 나온 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데 이어 3월 29일 오전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용했고, 후임에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김 실장은 전·월세 상한제 도입이 주요 골자인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임대차 3법의 시행 이틀 전인 2020년 7월 29일 부부 공동명의의 서울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 2차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을 8억 5000만 원에서 9억 7000만 원으로 14.1% 올려 세입자와 계약을 갱신했다.
김 실장은 전·월세 상한제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주도한 상징적 인물로 꼽혀왔다. 김 실장의 이중성 논란과 더불어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당 이득을 취득한 ‘LH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실장은 3월 29일 퇴임 인사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국민들께 크나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죄송하기 그지없다”며 “정책실을 재정비해 2.4대책 등 부동산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빨리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을 모신 비서로서 해야 할 마지막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 실장 경질과 관련해 “부동산과 관련한 엄중한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며 “김 실장 본인이 지적을 받는 사태에서 정책실장직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강력한 사임 의사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호승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청와대 제공
이호승 실장은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부족을 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