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한 이불을 덮지 않을 것 같던 두 당이 어렵사리 공조 재출범의 나팔을 울렸건만 벌써부터 삐걱거린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첫번째 파경의 원인이 자민련이 느낀 정권 중심에 서지 못한 소외감과 박탈감이었던 반면 두번째 파경 조짐은 협상 채널에 대한 혼선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JP는 최근 민주당 이인제 전 고문과의 연대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그래서인지 이젠 ‘IJP 연대’란 말이 자주 눈에 띌 정도다. 충청권 출신인 이 전 고문과의 공개적 연대를 통해 민주당과의 교두보를 만들고 나아가서 충청권을 ‘함께’ 지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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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민련과 민주당의 충청권 지방선거 공조가 초반부터 ‘소음’ 을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3일 골프장에서 만난 이인제 전 민주당 고문(왼쪽)과 김종필 자민련 총재. 임준선 기자 | ||
그런데 JP의 이 전 고문에 대한 우호적 태도에 대해 일부 자민련 인사들이 부정적 시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과의 연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대화파트너로서 이 전 고문은 적합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자민련 인사는 “IJ는 민주당 상임고문직도 마다한 사람”이라며 “당 정책에 아무런 영향력도 없는 사람이 지방선거 연대를 위한 대화파트너라는 건 말도 안된다”고 밝혔다. 자민련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JP가 정말 연대를 원한다면 이 전 고문이 아닌 한화갑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와 적극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방선거를 위한 공조를 하기로 했건만 초반부터 자민련 내부가 삐걱거리는 통에 민주당도 적극적 움직임을 취하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민주당의 자민련에 대한 협력은 충청권에 후보를 내지 않는 소극적 차원의 행보로 일단락됐다.
‘아랫물’은 ‘윗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법. 어렵사리 성사시킨 공조이건만 민주당과 자민련의 대화창구 선정에서부터 생긴 혼란의 여파가 충청지역 현장에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민주당의 충청권 인사들이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나름대로 출마 준비를 해오고 경선 등을 통해 당 후보로 추대된 인사들이 중앙당의 ‘출마포기’방침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일찌감치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가 갑작스레 민주당의 충청권 출마포기 방침을 접해들은 정하용 후보측은 급기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결국 자민련 홍선기 시장의 시장직 수성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대전 중구지구당 당원 33명이 집단 탈당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당의 충청지역 불출마 방침에 초강경 대응으로 맞각을 들이댄 것. 이들 33명은 곧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져 일대 혼란이 예고된다. 다른 충청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해온 여러 민주당 인사들도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홍역을 앓기는 자민련도 마찬가지다. 중앙당 차원에서 행해진 민주당과의 공조가 지역정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충청지역의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당보다는 후보 개인의 이름을 앞세워 선거를 치른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보수적인 충청권 지역정서를 향해 민주당과의 공조 사실을 홍보하는 게 도움이 전혀 안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측에선 이 같은 상황을 반기는 눈치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충청지역에서 기존의 자민련 조직표가 위력을 보일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민주당-자민련 공조 협의 과정에서 드러난 잡음은 결국 공조를 하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게 되면 결국 득을 보는 것은 한나라당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