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교체, 홍남기 유임…5개 부처 장관은 모두 ‘관료 출신’으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박정훈 기자
4월 16일 청와대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정세균 국무총리의 사퇴와 맞물렸다. 정 총리는 최근 이란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문재인 대통령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는 차기 대선 출마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차기 총리 인선을 두고 경제 전문가나 여성 전문가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최종 선택은 ‘화합형 총리’ 키워드에 부합하는 김 전 장관이었다. 김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선전하며 정치적 역량을 키워온 인물이기도 하다. ‘지역 통합’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총리 지명이 될 수 있다.
김 전 장관은 17~20대 국회에서 내리 4선을 했다. 20대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31년 만에 대구에서 승리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문재인 정부 초대 행안부 장관을 지냈다. 21대 총선에선 다시 한번 대구에서 출사표를 던졌지만, 낙선했다. 2020년 8월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이낙연 의원과 당권을 두고 경쟁했으나 결과는 패배였다.
김 전 장관은 여권 내에서 중도 온건파로 분류된다. 이런 정치 성향 탓에 여권 일각에서 ‘김 전 장관은 정권 말 포용과 화합 이미지를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 레임덕을 최소화할 적임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4월 16일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자는 공정과 상생을 실천해온 4선 국회의원 출신 통합형 정치인으로 지역 구도 극복을 위해 헌신했고, 행안부 장관으로 각종 재난·사고로부터 국민 안전 확보를위해 노력해 국민으로부터 폭넓은 지지와 신뢰를 받았다”면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가진 김 후보자는 코로나19 극복과 부동산 부패 청산,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등 지난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박정훈 기자
문 대통령은 총리 지명뿐 아니라 5개 부처 장관에 대한 개각도 단행했다. 총리 개각과 맞물린 ‘원샷 개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는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내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론 문승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고용노동부 장관엔 안경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국토교통부 장관엔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을 각각 내정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엔 박준영 해양수산부 차관을 내정했다. 5개 부처 장관 내정자가 전원 관료 출신이란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한편, 이번 개각으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의는 수용된 것으로 보인다. 변 장관은 ‘LH 사태’ 이후 문 대통령에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