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에도 저마다 성격이 있고, 표정이 있다?’
오래된 낡은 신발을 이용해서 작품 활동을 하는 그웬 머피에게 신발은 살아 있는 생명체와 다를 바 없다. 그것도 생김새에 따라 저마다 성격도 다르고, 또 개성도 다른 존재인 것.
가령 인디안 슬리퍼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방인처럼 생겼으며, 하이힐은 새침데기 도도한 여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머피의 독특한 작품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유난히 신발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는 어느 날 신발들이 왠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발의 종류와 구겨진 모양에 따라서 어떤 신발은 슬퍼 보이거나 또는 화가 나 있는 것처럼 보였으며, 또 어떤 신발은 토라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보이는 신발도 있었다.
이때부터 신발에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주는 것을 취미로 삼았던 그녀는 현재 ‘풋 페티시’라고 불리는 독특한 작품들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는 “내게 신발은 경이로운 대상이다. 발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여기저기 데려다 주기 때문”이라며 신발 예찬론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