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저주를 조심해!
▲ 다이애나가 생전에 찰스 왕세자로부터 받은 결혼반지(왼쪽)를 윌리엄 왕자가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에게 청혼하면서 선물해 영국인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
지난달 16일 결혼을 발표한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미래에 대해 많은 영국인들이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유는 바로 ‘다이애나의 반지’ 때문이다.
윌리엄이 미들턴에게 청혼을 하면서 선물한 이 반지는 생전에 다이애나가 찰스 왕세자로부터 선물 받은 결혼 반지였다. 이 반지의 당시 구입 가격은 2만 8000파운드(약 5000만 원)였으며, 지금은 약 8만 5700파운드(약 1억 5000만 원)의 가치를 자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8캐럿의 푸른색 사파이어를 14개의 다이아몬드가 둘러싸고 있는 이 반지를 결혼반지로 고른 사람은 찰스가 아니라 다이애나였다. 29년 전 다이애나는 유명 보석상인 ‘개러드’사의 카탈로그를 보고 반지를 선택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결혼반지만큼은 반드시 주문 제작하는 왕실의 오랜 전통과 달리 카탈로그의 제품을 골랐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삼각관계, 별거, 이혼 그리고 끝내 죽음으로 이어진 다이애나의 결혼생활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때문에 아름다운 이 반지에 저주가 깃들어 있다고 믿는 많은 영국인들은 “어쩌면 이 반지로 인해 미들턴과 윌리엄의 결혼도 비극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며 걱정하고 있다.
런던의 저명한 작가 겸 라디오 및 TV 진행자인 카렌 크리자노비치는 “내가 만약 미들턴이었다면 절대 그 반지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이 반지는 역사상 가장 불행한 결혼을 상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옵저버>의 칼럼니스트인 미란다 소이어 역시 “이 반지는 거대하고 푸른 악마의 눈”이라고 경고했다.
윌리엄 왕자의 결혼 발표 직후 BBC 방송의 청취자 게시판에도 이들의 앞날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글이 쏟아졌다. 어떤 사람은 “미들턴에게 다이애나의 반지를 물려준 건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고 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설마 이 반지 때문에 누군가 불행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이런 우려에 비해 오히려 당사자인 윌리엄은 덤덤하기만 하다. 결혼 발표를 하는 기자회견장에서 그는 “이 반지를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가 지금 이 기쁜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다고 믿는다. 이 반지는 내게 매우 소중하다. 그리고 미들턴 역시 이제 나에겐 매우 소중한 사람이다. 때문에 둘이 함께인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