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에 화나서 그랬다” 심신미약 주장하며 상고했으나 기각
일면식도 없는 커플에게 시비를 건 뒤 이 가운데 1명을 흉기로 살해한 50대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사진=임준선 기자
1일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50대 배 아무개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배 씨는 설 연휴였던 지난 2020년 1월 26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자택 앞을 지나가던 피해자들을 보고 이들 중 남성인 A 씨의 어깨를 두 차례 밀치는 등 시비를 걸었다.
맞대응하려던 A 씨가 여자친구 B 씨의 만류로 돌아가자 배 씨는 집으로 들어가 흉기를 꺼내든 뒤 이들을 뒤쫓아 A 씨를 흉기로 찔렀다. 쓰러진 A 씨 앞을 막아선 B 씨도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배 씨는 현 정권의 정책에 화가 난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에게 시비를 걸었으며, 폭행과 공무집행방해 등 전과 22범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배 씨는 정신적 장애로 고통을 받아왔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1심과 2심은 배 씨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에게 고의로 시비를 걸고, 피해자들이 자리를 피했음에도 쫓아가 잔인하게 살해한 무작위 살인을 저질렀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이 1심 판결을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배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