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윤세영 회장, 윤석민 상무 | ||
이날 SBS의 두 가지 발표는 방송가는 물론, 정·재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우선 SBS가 내놓은 독립성 강화 합의문의 내용. 노조와 사측이 합의해 발표한 이 합의문의 골자는 노사동수의 방송편성위원회 구성, 시청자위원 노사공동 추천, 보도 및 교양프로그램의 공익성 강화 등이 핵심이었다.
합의문 내용이야 공익성을 중요시하는 공중파 방송사로서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왜 지금 그 같은 합의문이 전격적으로 만들어졌느냐는 부분이었다.
윤석민씨의 전격적인 퇴임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칫 오너 일가족의 경영지배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윤씨를 경영에서 퇴진시켰다는 해석인 것이다.
어쨌든 SBS는 지금 경영면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SBS가 출범한 것은 지난 90년 11월이다. 대표이사는 윤세영 현 회장이 맡았다. 당시 이 회사의 설립 자본금은 5백억원이었다. 설립 후 1개월 만인 12월에 자본금을 1천억원으로 늘린 SBS는 이듬해에는 라디오 방송국까지 개국했다.
현재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건설회사인 (주)태영이다. 태영의 지분은 30%(2004년 6월말 현재). 2대주주는 보일러 전문업체인 (주)귀뚜라미(11.86%)이고, 그 다음 주요 주주는 대한투신(8.99%), 국민연금관리공단(5.99%), 대한제분(5.56%) 등이다. 원래 이 회사 설립의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일부 회사들은 지분을 정리한 뒤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BS의 관계회사 및 자회사는 26개. 이중 절반인 13개사는 건설, 환경, 레저 관련 기업이고, 나머지 13개사는 SBS와 관련된 문화사업 기업이다. 이들 회사의 지주회사격은 (주)태영이 맡고 있다. 일부 SBS 관련 회사들은 모두 SBS가 일부 혹은 1백% 직접 투자를 했다.
SBS는 국내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지난 99년 코스닥시장에 등록했다. 언론사로는 드물게 기업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 이후 케이블 방송인 YTN을 비롯해 몇몇 언론사가 기업을 공개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돼 있던 SBS는 지난 2003년 거래소시장으로 옮겨 재상장했다.
지난해 6천8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SBS는 1천2백억원대의 경상이익을 남길 만큼 우량기업이다. 2004년 6월 말 현재 이 회사의 임원진은 윤세영 회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고, 사장은 언론인 출신인 송도균씨가 맡고 있다.
이달 초로 잡혀진 방송위의 2차 지상파방송 재심사 추천이 다가오면서 고육책까지 동원한 SBS의 향후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