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100% 접종 땐 정상 영업? 접종 더뎌 아직까진 논외…일부 접대여성 AZ 면역반응 거부감도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자에 대해서는 해외에 다녀오거나 확진자와 접촉해도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요양병원 대면 면회를 허용하는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자에 대해서는 해외에 다녀오거나 확진자와 접촉해도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요양병원 대면 면회를 허용하는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백신 접종을 유도하기 위한 혜택인데 방역당국이 ‘5인 이상 모임 금지 예외’나 ‘영업시간 제한 제외’ 등의 추가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흥업소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5인 이상 모임 금지 예외’와 ‘영업시간 제한 제외’ 등의 추가 혜택 방안이다. 만약 어느 룸살롱의 직원과 접대여성이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면 받을 수 있는 손님의 수가 늘고 영업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로 인해 한 룸에 받을 수 있는 손님은 2명으로 제한된다. 접대 여성 2명이 들어오면 4명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접대여성들이 모두 백신을 접종했다면 4명까지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셈법이다.
정확한 방안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업시간 제한도 제외된다면 사실상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이전처럼 정상 영업도 가능할 수 있다. 만약 업소를 방문했던 손님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접대여성과 직원 등이 모두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업소도 문을 닫아야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자가격리 면제 대상이 된다. 유흥업계 입장에서는 백신을 하루라도 빨리 맞으면 그만큼 큰 혜택을 누리게 된다.
“지금 서울과 수도권은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 터라 영업 자체가 금지돼 있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업소들은 몰래 불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강도 높은 단속도 이어지고 있다. 노쇼 백신에 대한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차라리 미리 백신을 맞아서 집합금지 명령이 해제되는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가 관계자들 사이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집합금지 명령이 해제돼 다시 영업을 시작할 때 백신을 맞고 준비가 된 업소가 월등한 영업 실적을 올릴 수밖에 없다.”
현재 상황에서 노쇼 백신을 맞으려면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코로나 백신 접종 병원(서울 241곳, 전국 2000곳)을 알아본 뒤 일일이 해당 병원에 전화를 걸어 접종 대기 리스트에 등록할 수 있는지를 묻고 받아주는 곳이 있으면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 노쇼가 발생했을 때 연락을 받게 되는데 대략 일주일 정도 기다리면 접종 기회가 생긴다. 이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5월 27일부터 네이버나 카카오 등의 지도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종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보다 손쉽게 노쇼 백신 접종이 가능해지겠지만 그만큼 수요도 늘어 대기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유흥업계에서는 차라리 그 전에 빨리 접종을 받는 게 좋다며 서두르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실제로 노쇼 백신이 유흥업계에 한줄기 빛이 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우선 30세 미만의 성인은 접종 대상이 아니어서 예약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게 가장 결정적인 한계다. 20대 접대여성은 노쇼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다. 그렇지만 유흥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 부분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30대 접대여성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업소에서 손님을 만나 20대라고 소개하지만 실제로는 나이를 속인 경우가 꽤 많다. 특히 30대 접대여성을 많이 데리고 있는 일부 보도방은 오히려 기회라며 노쇼 백신 접종에 적극적이다.
종업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폐쇄됐던 유흥업소 입구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일요신문DB
그러나 백신 접종자에게 ‘5인 이상 모임 금지 예외’와 ‘영업시간 제한 제외’ 등의 추가 혜택이 주어질지 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5월 17일 정례브리핑에서 “5인 이상 모임 제한 면제, 실내 마스크 착용 예외 등 외국에서 논의되는 부분은 백신 접종이 상당히 진전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추세를 보고 (백신 접종 혜택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국내 접종률이 25%에 도달해 고위험군에 대한 면역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에 백신 접종자의 추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5월 20일 기준 국내 백신 접종률은 1차 7.26%, 2차 2.46%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유흥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노쇼 백신이 가능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알려진 AZ를 둘러싼 논란은 기본이고 젊을수록 백신 접종 후 면역반응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최소 2~3일은 일을 나가지 못하고 끙끙 앓아야 한다고 하니 몇몇 접대여성들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그냥 지금처럼 불법 영업을 하는 게 더 좋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강남의 한 룸살롱 업주의 설명이다.
“어떻게든 맞기만 하면 분명 우리 입장에선 정상영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도 겁을 내고 일부는 거부감도 꽤 크더라. 유흥업소에서 돈 벌려고 혈안이 돼 노쇼 백신에 관심을 보인다고 뭐라 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지금은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게 우선이지 않나 싶다. 우리가 서둘러서 더 이상 유흥업소 발 코로나 집단 발병 소식이 안 들렸으면 좋겠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