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검찰 때리며 친문 끌어안기 행보…‘반사체 윤석열’ 다시 존재감 키워줄 수도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가 차기 대선 출마 채비를 사실상 마쳤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6월 초·중순께 대담집을 출간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다. 이 대담집에는 법무부 장관 시절 앞장섰던 검찰 개혁과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촛불 혁명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왜 추다르크인가’에 대한 답이다.
추 전 장관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5월 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취재진과 만나 “검찰 정치는 민주주의 독초”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격했다. 추 전 장관은 5월 들어서 “개혁이냐 민생이냐 양자택일 논리는 반간계(10일)”,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검사 부패 온상(13일)”, “검찰이 윤석열 부인 김건희 씨 수사 보위(5월 23일)” 등의 발언으로 검찰과 각을 세우고 있다.
여의도 안팎에선 추 전 장관이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앞서 ‘친문 지지층 끌어안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추미애계가 전무한 상황에서 친문 지지 없이는 승산이 없다는 현실도 연일 친문 러브콜에 나서는 이유로 꼽힌다.
여권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추 전 장관이 민주당 대표 시절 함께한 측근 상당수도 빅3인 ‘이재명·이낙연·정세균’ 캠프로 이동했다. 추 전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핵심 인사는 강희용 전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임혜자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추 전 장관이 5선을 지낸 만큼, 인맥 풀은 좁지 않은 편이다.
정치권은 추다르크 대선 출마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당장 민주당 내부에선 ‘경선 흥행이냐, 중도 외연 축소냐’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경선 흥행에 한 표를 던지는 쪽은 예측 가능한 ‘빅3(이재명 경기도지사·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정세균 전 국무총리)+알파(α)’로는 추다르크가 최적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당 한 관계자는 “적자 없는 친문계로선 쓸 수 있는 카드가 더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비주류였던 추 전 장관은 2016년 8·27 전당대회 당시 친문계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과반(54.03%) 득표를 획득, 비문(비문재인)계인 이종걸 전 의원(23.89%),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22.08%)을 꺾었다. 추 전 장관은 임기 2년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정권 탈환 등의 업적을 남기고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이해찬 전 대표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후 추 전 장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검찰 개혁’ 완수 임무를 부여받았다. ‘조국보다 더 세다’고 평가받은 추다르크는 임기 동안 두 차례나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헌정사상 총 네 차례의 수사지휘권 중 추 전 장관이 절반을 행사한 셈이다. 추 전 장관 후임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한 차례 발동했다. 나머지 하나는 노무현 정부 때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사용했다.
하지만 추 전 장관의 거침없는 드라이브가 윤석열 현상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추미애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실망감이 나오는 상황인데, 추 전 장관의 등장으로 다시 ‘반사체 윤석열’의 존재감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