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목격자 회유 등 ‘무차별 의혹’ 제기되자…경찰, 23쪽 분량 수사 자료 공개
27일 서울경찰청은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 관련 그간 수사 진행 사항'이라는 자료를 내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경찰은 "지난 4월 30일 고 손정민 씨가 한강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후 경찰은 서울청에서 직접 수사를 지휘하며 서초경찰서 강력 7개팀을 전부 투입하는 등 당일 상황 재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타살'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변사자의 사망이 범죄와 관련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청 한원횡 형사과장은 "먼저 손 씨에 대한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으로 익사에 이르게 된 경위에 초점을 맞춰 사망 전 행적을 명확히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 씨의 의복과 양말 등에 대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의복에서는 타인의 혈흔 등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또 양말에 부착된 토양과 강가에서 10m 지점 수중에서 채취한 토양의 원소조성비가 표준편차 범위 내에서 유사하다고 회신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을 타고 유포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밝혔다.
먼저 실종 당일 오전 2시 18분께 손 씨와 친구 A 씨가 함께 찍힌 사진으로 'A 씨가 손 씨의 주머니를 뒤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 "위 사진을 제출한 목격자는 'A 씨가 자고 있던 손 씨 옆에서 짐을 챙기고 손 씨를 흔들어 깨우는 장면'이라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손 씨의 아버지가 '아들이 평소 물을 무서워 해 스스로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손 씨가 해외 해변에서 촬영한 사진과 국내에서 물놀이하는 영상을 확보했다"며 "정확한 입수 경위를 계속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실종 당일 오전 4시 40분께 사건 장소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일행이 '한강으로 들어가는 남성을 봤다'고 진술한 것을 두고 경찰은 "목격자 7명 중 5명이 (입수자를) 직접 목격했다고 진술했고 다른 2명도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며 "(당시 상황과) 유사한 조건에서 현장 조사한 결과 목격자들 위치에서 입수 장면을 어려움 없이 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친구 A 씨가 손 씨를 강으로 끌고 가 물 속에 밀어넣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A 씨가 손 씨 실종 당일인 지난 4월 25일 오전 4시 42분께 귀가할 때 탔던 택시 기사는 당시 'A 씨의 옷이 젖어있었는지는 제대로 보지 못했으나, 운행을 마치고 내부를 세차할 때 차량 뒷좌석이 젖어있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A 씨의 휴대전화가 다른 곳에 숨겨져 있거나 버려졌다는 의혹에는 "A 씨 휴대전화는 마지막 통화 시간(아버지와 통화)인 오전 3시 38분께부터 전원이 꺼진 오전 7시 2분께까지 계속 한강공원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A 씨가 손 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귀가한 것에 대해서는 "A 씨가 손 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간 이유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계속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의 가족에 대해 휴대전화 및 노트북, 차량 블랙박스 등 포렌식 수사와 통신 수사, 주거지 주변 CCTV 분석, A 씨가 당시 입었던 의복 등에 대한 국과수 감정의뢰 등 가능한 모든 수사를 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수사한 사항으로 볼 때 손 씨의 사망이 범죄와 관련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에서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를 믿고 지켜봐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자료는 서울청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