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명 모여 경찰과 몸싸움도…거리두기 지켜지지 않아
16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우산을 쓴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집회에 참여한 시민 200여 명(경찰 추산)의 시민은 ‘정민이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라’, ‘신속·공정·정확 수사 촉구’, ‘특검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모였다. 이들은 “CCTV 공개하라”, “조작하지 말아라” 등 구호도 외쳤다.
집회에는 숨진 손 씨와 비슷한 나잇대의 자녀를 가진 50~60대 여성들이 다수를 이뤘다.
공원 내에서는 ‘한강공원 내에서도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돼있다’는 안내방송이 거듭 나왔음에도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집회를 벌이던 시민들은 공원을 벗어나 서울 서초경찰서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미신고 불법 행진’이라며 막아섰지만, 시민들은 몸싸움 끝에 경찰 저지선을 뚫고 행진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서초경찰서 앞에 멈춰 진실 규명을 요청하는 구호를 연일 외쳤다.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이던 손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께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탑승장 인근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그는 닷새 뒤인 30일 실종 현장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지난 14일 손 씨의 사인에 대해 “익사로 추정된다”는 회신을 경찰에 보냈다. 현재 경찰은 손 씨의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목격자 수사와 한강공원 인근 CC(폐쇄회로)TV 54대와 154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분석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