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관리 로봇’과 ‘처방약 전달 로봇’ 실증 실험 단계…‘소바 조리 로봇’ 도입, 직원 1명 이상 대체
#로봇이 공원 시설 점검→4족 보행 로봇 / NTT컴웨어 / 실증실험단계
인간을 대신해 로봇이 공원 부지를 둘러보며 관리한다. 그런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지난 3월, 일본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NTT컴웨어가 나라현에 위치한 헤이조 궁터 역사공원에서 4족 보행 로봇에 대한 실증실험을 진행했다. 실험무대가 된 공원의 규모는 약 40만 평으로, 도쿄돔의 26배에 달한다. 광대한 부지 탓에 ‘공원 관리가 어렵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이에 NTT컴웨어는 4족 보행 로봇과 자사의 화상인식 AI(인공지능) 기술을 조합해 공원 관리의 스마트화를 목표로 삼았다.
예를 들어 로봇이 공원 내 루트를 자동순회하며 화상을 촬영한다. 이후 AI가 화상데이터를 해석해 쓰러질 위험이 있는 나무 등을 검사하는 식이다. 땅에 떨어진 쓰레기, 의심스러운 물건 등 비정상적인 부분을 발견했을 땐 자동으로 관리자에게 통보된다. 현재는 직원이 하루 8시간, 20km 이상씩 돌아다니며 점검하고 있지만, 실용화되면 공원 관리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처방약 비대면으로 전달→자율배송 로봇 / 파나소닉·아인홀딩스 / 실증실험단계
귀여운 얼굴로 “출발합니다” “오른쪽으로 돕니다”라고 말하면서 자율주행 하는 로봇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장소는 후지사와시 파나소닉 공장 부지에 조성된 ‘후지사와 지속가능 스마트타운’. 1000가구 3000여 명이 거주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스마트시티다.
파나소닉은 지난 3월부터 소형 저속주행 로봇을 활용해 지역 내 점포에서 주택까지 처방약이나 도시락 같은 상품을 배달하는 실증실험을 진행 중이다. 가령 로봇이 장애물을 피하면서 시속 4km로 주행. 약국에서 전달받은 처방약을 비대면·비접촉으로 주민에게 배송한다. 수취인은 사전에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약을 전달받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약사는 온라인 화면을 통해 복약 지도를 실시한다.
로봇 차체 상부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으며, 즉시 회전하고 진행방향을 바꿀 수 있는 특수 바퀴가 장착됐다. 덕분에 좁은 장소에서도 대처가 빠르다. 파나소닉은 “자율배송 로봇이 검증되면 진찰, 복약 지도, 의약품 수령 등의 과정이 비대면 상황에서 완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 삶고 헹구고 물기까지 짜준다→소바집 자동조리 로봇 / JR동일본 스타트업·커넥티드 로보틱스 / 실용화단계
지난 3월 10일에는 로봇 팔을 이용해 자동 조리하는 식당이 등장했다. 지바시 JR선 가이힌마쿠하리역 구내에 있는 소바집 ‘소바이치’. 이곳은 자동주문기와 연동해 주문이 들어온 즉시 2대의 로봇 팔이 소바를 조리한다. 한쪽 로봇 팔이 끓는 물에 면을 투입하면, 다른 로봇 팔이 면을 건져 헹구고 물기까지 꼭 짜는 등 일련의 조리 과정을 실시한다.
가게 측에 따르면 “로봇이 시간당 150인분의 소바를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직원 1명 이상의 작업량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로봇의 도입으로 종업원 수는 3명에서 2명으로 줄었지만, 이전보다 접객 서비스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가게 측은 “일손 부족 해소 외에도 자동 조리에 의한 안정된 맛, 코로나시대에 맞는 비접촉화 등 장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JR선 구내 음식점을 관리하고 있는 JR동일본푸드 측은 “2026년까지 역 구내 소바집을 중심으로 30곳에 로봇을 도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