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단건 배달 경쟁 심화 여파 수급난…쿠팡이츠 등 일부 보험 가입 없이 고용 도마 위
#라이더 몸값 천정부지로 오르는 이유는?
배달앱을 통해 주문을 받은 음식점주는 배달앱이 자체 운영하는 배민라이더스나 요기요익스프레스 등의 기사들에게 픽업을 요청한다. 혹은 바로고 등 배달대행업체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달기사 픽업을 요청하는데, 그 경우 배달대행업체와 위탁 계약을 맺은 지역별 배달대행업체에서 기사에게 배달업무를 배정해준다. 배달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은 지역 배달업체는 바로고 960개, 생각대로 885개, 부릉 500여 개로 전국 2300곳이 넘는다.
배달의민족은 ‘배민라이더스(전업배달원)’·‘배민커넥트(일반인)’, 요기요는 ‘요기요익스프레스(전업배달원)’, 쿠팡이츠는 ‘쿠리어(일반인)’라는 이름으로 배달기사를 직접 모집하고 있다. 또 바로고·부릉·생각대로 등 배달대행업체들을 통해 배달하기도 한다. 배달대행업체들은 위탁 계약을 맺은 지역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소비자와 음식점주를 연결해준다. 여기서 점유율의 핵심은 라이더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다.
배달업체와 배달대행업체는 코로나19 장기화·단건 배달 서비스 경쟁 심화 등에 따라 라이더 수급난을 겪어왔다. 여기에 더해 배달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있다. 배민은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을 정식 출시하고, 주문 여러 건을 접수한 묶음 배달은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위메프오도 연내 단건 배달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올해 7월과 내년 1월 정부 방침에 따라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적용 대상이 특수고용직 종사자로 확대되는 점도 변수다. 소득이 드러나면 곤란해지는 일부 기초수급자나 ‘투잡’이 금지된 직장인 등은 배달업계에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업체 한 관계자는 “산재보험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더 많고 전업라이더는 대부분 산재보험을 들고 있어 우려사항이 아니다”며 “다만 고용보험료를 내기 싫은 라이더들이 이탈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모든 상황에 대비해 배달업계는 라이더를 놓치지 않으려 특별 프로모션으로 더 많은 배달비를 지급하고 있다. 배민은 배민1 초기 소비자들의 주문을 이끌어내기 위해 가게 1곳당 배달비 1000원, 2000원, 3000원 할인 쿠폰을 각 20매씩 총 60매를 제공하고, 배민1에 참여하는 라이더들에게 특별 프로모션으로 건당 더 많은 배달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쿠팡이츠도 배달이 몰리는 피크타임에 보너스를 지급하고, 지난 4월에는 친구를 라이더로 추천하면 고가 경품을 주는 행사를 열었다. 요기요는 서울 강남·서초·용산구에서 일정 배달 건수를 완료하면 50만 원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운영했다. 말 그대로 라이더를 모시기 위한 ‘쩐의 전쟁’이다.
#무더기 영입 전쟁…안전과 검증 숙제로 남아
배민 커넥트, 쿠팡이츠, 요기요 등 플랫폼 배달대행을 하는 라이더들은 유상운송보험을 가입해야만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배민의 경우 직속 라이더인 배민라이더스는 유상운송보험 가입이 필수다. 일반인인 배민커넥트의 경우에도 킥보드나 전동자전거로도 배달을 많이 하기에 PM(Personal Mobility)보험으로 이른바 시간제보험이 의무 가입 사안이다. 요기요도 유상운송보험을 가입해야 라이더 활동을 할 수 있다.
반면 쿠팡이츠를 비롯한 일부 지역 배달대행업체들은 유상운송용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라이더들을 무작위로 고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라이더가 떠안는 구조로 피해자가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다른 배달업체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가입하고 일을 하라고 공지할 뿐 사실상 가정용 보험이나 무보험으로 배달하는 것을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이츠는 산재보험의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한 라이더만 가입시켜 주고 있다. 산재보험은 회사와 개인이 절반씩 내는 구조다. 배민과 요기요는 의무가입으로 라이더를 관리한다. 그러나 쿠팡이츠는 매월 1일~말일까지 업무수행 시간 97일 시간 이상 또는 월 116만 4000원 이상의 수수료가 발생된 라이더만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라고 배달파트너에게 공지하고 있다.
배달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산재보험 가입 요건은 2개로 그중 1개만 충족되면 가입할 수 있다. 첫 번째가 그 회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배달하는 자, 두 번째가 적정 시간이나 비용이 충족되는 자다. 그래서 첫 번째 방식을 적용하면 쿠팡에서 배달을 한 건만 하더라도 그 프로그램만 이용해서 배달한 것이므로 산재보험 가입이 되는데, 쿠팡이츠는 둘 중 두 번째만 조건으로 정하면서 문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무작위로 라이더를 고용하다 보니 라이더가 수배범이나 성범죄자로 드러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부모 동의 없이 몰래 배달대행업체에서 라이더로 일하다 폭력과 갑질 등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송하민 청소년유니온 위원장은 “청소년 라이더가 겪는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 방법은 노동인권 교육과 사업장 안전 관련 의무 교육 강화라며 “라이더 개인이 접근하는 정책이 아니라 배달업체와 사업장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