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 안전관리 미흡해 인부 2명 사망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양은상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작업반장 A 씨(65)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현장소장 B 씨(41)와 건설사 법인은 각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A 씨는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지만 지난해 6월 17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하수관 빗물받이 신설·개량공사 당시 작업자들의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인부 2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당시 현장인 서울 강남구 한 도로에서는 구청이 발주한 ‘빗물받이 신설 및 개량공사’ 도중, 한 공사 인부가 맨홀 뚜껑을 열어본 뒤 “너무 깊다”고 하자 B 씨는 “내가 직접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B 씨는 송기마스크 등을 착용하지 않은 채 맨홀 아래로 내려가던 중 질식해 추락했다.
당시 맨홀에 이어진 하수도에는 약 5m 깊이로 오수가 차 있었고, 하수도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170ppm에 달했다. 50ppm 이상이면 생명이 위험한 수준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자백·반성하고 있다"며 "A 씨는 피해자 유족들과 합의한 점, B 씨와 회사는 산업안전 기준 위반 정도가 중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