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신고에 인사 불이익…2년 만에 감사 나선 국방부

공군본부 헌병·감찰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 신고자에는 보복성 인사 불이익

[일요신문] 최근 공군 부사관이 성추행 신고 후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국방부가 뒤늦게 2년 전 또 다른 공군 성추행 신고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

최근 공군 부사관이 성추행 신고 후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국방부가 뒤늦게 2년 전 또 다른 공군 성추행 신고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 사진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일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군 관계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번 감사는 공군 여성 장교가 2년 전 공군 상관이 술자리를 강요하고 성추행을 방조했다고 신고했지만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인사 불이익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따르면 공군 모 부대 소속 A대위는 지난 2019년 9월 B대령의 강요로 술자리에 동석했다가 B대령의 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 B대령은 함께 택시를 타고 이동했으나 “너도 성인이니 알아서 잘 판단하라”고 말한 뒤 갑작스럽게 중도 하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A대위는 B대령의 지인과 택시에 둘만 남은 상황에서 성추행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대위는 이후 술자리 동석 강요, 성추행 방조 등으로 B대령을 신고했다. 그러나 조사를 벌인 공군본부 헌병·감찰·법무실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B대령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성추행 가해자 또한 민간 검찰에서 수사를 받았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 해당 부대에서 실시된 근무평정에서 B대령은 A대위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 B대령은 A대위에게 근무평정과 성과상여급 평가에서 모두 최하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강 의원실은 “성추행 피해 자체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해 신고에 따른 ‘보복성 인사 불이익’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다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