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앞두고 컴백한 비아이, 죄 인정하고도 항소한 정일훈, 강제추행·음주운전에 극단적 선택 시도한 힘찬까지
가장 최근인 지난 14일, 보이그룹 B.A.P(비에이피) 출신 멤버 힘찬(본명 김힘찬·31)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졌다. 힘찬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24일 1심에서 징역 10개월과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 받았다. 일반적으로 징역형이 선고될 경우 피고인은 법정구속되지만, 힘찬은 재판부의 재량으로 구속을 면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한다"며 불구속 조치를 설명했다.
당초 힘찬은 지난 2018년 7월 24일 새벽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한 펜션에서 20대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이듬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2020년 7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심경글을 올려 "진실과 너무 다른 이야기들과 심적 고통으로, 이대로 숨을 쉴 수도 없을 만큼의 힘듦으로 나쁜 마음을 먹은 적도 있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진실과 진심이 어떻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렇게 심려 끼쳐드리고 상처를 드린 점 늘 송구하고 죄송하다. 다시 환하게 웃으며 여러분들을 보고 싶다. 다시 팬들과 소통하고 노력과 진심으로 보답할 것"이라며 활동 재개를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26일, 힘찬은 밤 늦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 새로 입건됐다. 당시 힘찬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으로 알려졌다. 재판을 받고 있는 동안 또 다른 사고를 쳤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그의 복귀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에는 강제추행 피소보다 이 사건의 영향이 더 컸다.
이런 가운데 그의 극단적 선택 시도가 알려졌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지난 13일 힘찬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그간의 논란을 사과하며 "안녕히 계세요"라는 의미심장한 문구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당시 힘찬은 "늦게 말을 꺼낸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쏟아지는 기사와 진실과는 다른 이야기들이 있기에 말을 아끼게 됐다. 여러 가지 사건들에 대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죄송하다. 또한 저의 불찰과 실수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모든 부분 죄송하고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모든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여태까지 믿어주신 분들에 대한 보답을 이렇게까지 밖에 못하는 저를 용서해주시기 바란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라며 "모든 분들이 사고 없이 무탈하게 행복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같은 날 그는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인스타그램 글을 보고 안 좋은 일을 예감한 가족과 지인들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현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힘찬에 앞서서는 보이그룹 BTOB(비투비)의 전 멤버 정일훈(27)의 사건이 있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정일훈에게는 지난 10일 열린 1심에서 징역 2년, 추징금 1억 3300여 만 원이 선고됐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으나 이날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법정 구속조치됐다.
정일훈은 크고 작은 마약 논란이 많았던 연예계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범죄행각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2016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161차례에 걸쳐 1억 3300여 만 원 어치 대마를 매수, 흡입한 혐의로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정일훈은 자신과 함께 범행을 주도한 공범과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다크웹'(특정 네트워크나 시스템만을 이용해 접속할 수 있는 비공개 웹페이지)을 이용해 소통했고,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대금으로 이용해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마를 구입하기 위해 차명계좌로 지인에게 현금을 입금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정일훈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선처를 구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그동안 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다"라며 "이 사건으로 얻은 깨달음을 통해 앞으로 부끄럼 없이 살아갈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1심 결과에 불복, 항소장을 제출하고 2심을 준비 중이다.
보이그룹 iKON(아이콘)의 전 리더 B.I(비아이, 본명 김한빈·25)는 마약 혐의로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 새 앨범을 내고 활동을 재개한 당당함을 선보였다. 지난 1일 첫 정규 앨범 '워터폴'(WATERFALL)을 발매한 비아이는 오는 7월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첫 공판 기일을 앞두고 있다. 뉴스 연예면과 사회면을 동시에 오가며 활동하는 첫 연예인이 되는 셈이다.
비아이는 지난 2016년 4월에서 이듬해 5월 사이 지인을 통해 대마초와 마약의 일종인 환각물질 LSD를 구매하고, 이를 일부 투약한 혐의로 2019년 적발되면서 오랜 기간 조사를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비아이의 전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비아이에게 마약을 전달하고 그의 투약 사실을 진술한 공익제보자를 협박해 입막음하려 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대중들을 놀라게 했다.
논란 후 아이콘을 탈퇴한 비아이는 자숙하는가 싶더니 지난 1월 발매된 에픽하이의 앨범 수록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는가 하면, 현 소속사인 아이오케이컴퍼니 최연소 이사로 선임돼 어떤 제재나 충분한 반성 없이 연예 활동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비아이의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 측은 "사건 이후 당사와 지속적으로 향후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 왔다"며 "그저 복귀나 자숙의 모습을 위한 행위가 아닌 아티스트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영향력이 조금이라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스로 대마 흡연 사실에 대해 인정했고, '죗값'의 최소 한도가 정해질 1심 재판마저 아직 시작도 안 한 시점인데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것을 두고 대중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소속사가 비아이의 활동을 해명하며 "2020년 법률적 절차에 따라 혐의에 대해 총 아홉 차례의 고강도 조사와 약물 반응 검사를 마친 상황이며 최종 판결에 관한 내용을 계속 대기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한 것을 두고 "1심이 열리기도 전에 복귀해 놓고 최종 판결을 계속 대기 중이라는 건 3심까지 계속 활동하겠다는 말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들에 대한 분노는 일반적으로 '사고를 친' 연예인들이 취했던 행동과 이들의 행동이 상반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연예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은 자신과 관련된 뉴스가 계속 이어지는 걸 꺼리기 때문에 최대한 1심 안에서 다 끝내려고 하거나, 항소심에서 참작 사유를 발견해 감형을 이끌어낸다고 하더라도 웬만하면 뉴스에 날 법한 활동 자체를 안 하는 편"이라며 "그런데 최근 문제가 된 연예인들은 재판을 앞두고도 영리활동을 하고 이를 홍보하는가 하면, 크게 이슈가 됐음에도 반성보다는 억울함 호소에만 급급해 잊을만 하면 관련 뉴스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 않나. 그런 점에서 대중들이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