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기사에 조국·조민 부녀, ‘마스크 사기’ 기사에 문 대통령 일러스트 사용해…“의도 확인해야”
24일 조선일보는 "'성매매 유인해 지갑 턴 3인조' 제하 기사에서 조국 씨와 조민 씨를 연상시킬 수 있는 일러스트를 게재한 해당 기자의 과거 기사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2건의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연상시킬 수 있는 일러스트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밝힌 기사는 지난 2020년 9월 16일 보도된 '동충하초 설명회서 확진 안 된 딱 한 명, 행사 내내 KF94 마스크 벗지 않았다'와 10월 13일 보도된 '산 속에서 300여 명 모임 의혹, 인터콥 경찰 고발됐다'의 기사다. 이 기사에 사용된 일러스트는 정장 차림의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쓰고 서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 일러스트가 같은 해 3월 4일 조선일보 지면에 게재된 칼럼 '정진홍의 컬처 엔지니어링: 문재인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사용된 일러스트라고 밝혔다.
다른 기자도 이 일러스트를 2020년 8월 10일 기사 '간 큰 공장장…가짜 마스크 7000장 경찰에 팔아'와 올해 2월 15일 '"마스크 팔아 주겠다" 2억 가로채' 등의 사건 기사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일러스트를 사용해서 혼란과 오해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일러스트와 사진, 그래픽 등이 부적절하게 사용됐는지 계속 조사해 바로잡고 앞으로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반복된 실수를 두고 "의도가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기사의 경우 대부분의 기자들은 기사에 삽입할 일러스트와 사진을 직접 고르는데 조 전 장관이나 문재인 대통령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일러스트를 기자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을 믿기 어렵다고 지적한 것이다.
한 기자는 "단순히 한 번의 실수라고 한다면 언론사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캡션이나 주제로만 검색했다가 미처 (모티브를) 확인하지 못했을 수 있지만, 여러 차례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면 그건 실수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조선일보와 문제의 사진 및 기사를 논란 이후에도 방치한 조선일보LA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1억 달러(약 1140억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