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계열사 한샘이펙스 보유지분 57% 달해…매입가보다 높게 되팔 가능성
한샘 계열사 가운데 딱 한 곳, 최대주주가 다른 곳이 있다. 부엌가구 제조를 맡은 한샘이펙스다. 이 회사는 건축자재 도소매업체인 S&C네트웍스가 31.15%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S&C네트웍스는 최양하 전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다. 최 전 회장의 한샘이펙스 개인 지분도 25.85%라 총 보유분은 57%에 달한다. 한샘과 조창걸 회장, 조 회장의 장녀인 조은영 씨의 지분은 10.1%, 3.13%. 22.24%로 이에 못 미친다.
부엌가구 도소매를 담당하는 한샘넥서스, 실용가구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한샘도무스도 조창걸 회장의 차녀와 삼녀인 조은진, 조은희 씨가 각각 32.24%, 24.76%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이지만 두 회사 모두 최대주주는 57%가량을 보유한 (주)한샘이다. 한샘이펙스도 2019년까지는 (주)한샘이 최대주주였지만 최양하 전 회장이 퇴임하면서 보유지분을 S&C네트웍스에 165억 원에 넘겼다. (주)한샘에서 부엌 부분은 지난해 매출의 42.6%, 영업이익의 58%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이다. 최 전 회장은 19년간 (주)한샘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다.
새로운 대주주 입장에서는 구주주들의 계열사 지분을 유지할 이유가 적다.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서는 과실을 나눌 이해관계자를 줄이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한샘이 한샘넥서스, 한샘도무스, 한샘이펙스 3곳 계열사의 구주주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창걸 회장 부녀는 3곳 모두에서 지배주주가 아닌 만큼 별도의 약속이 없다면 지분가치를 높이 평가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한샘이펙스의 경영권을 가진 최 전 회장의 입장은 좀 다르다.
한샘이펙스는 지난해 매출 1315억 원에 영업이익은 44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3%다.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2020년 말 기준 자산 1000억 원, 자본 465억 원으로 재무구조가 견실하다. 지난해에는 일본 법인 매각 특별이익으로 105억 원이던 이익잉여금이 318억 원으로 불어났다. 최근 일반가구와 주방용품과 가전 등 생활용품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조창걸 회장 일가가 떠난 후에도 (주)한샘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주)한샘의 대주주 변경이 S&C네트웍스의 매입가 165억 원보다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