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대표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방문해 유족 면담 “광화문 광장은 혁명적 공간, 보존이 서울시 명예 높이는 일”
송영길 대표는 7월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을 찾아 철거 반대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철거)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파서 왔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7월 26일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바 있다. 송 대표가 철거 시한 당일에 기억공간을 찾은 것이다.
송영길 대표는 “광화문은 세월호뿐 아니라 전세계 헌정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헌법 절차에 따라 정권이 교체된 혁명적 공간”이라며 “교육과 관광, 국민통합 등 모든 측면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공간이라 잘 같이 협의했으면 좋겠다.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송 대표는 “내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이 대표가) ‘탄핵의 강’을 건널 것을 약속했기 때문”이라며 “오 시장도 이 대표의 모습을 참고해 탄핵의 강을 건너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헌정사의 역사적이고 상징적 공간을 잘 보존하는 게 서울시 명예를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도 모든 국민이 촛불로 하나 된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잘 알 것”이라며 “유가족들이 철거(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공사 완료 후 기억공간을 어떻게 다시 설치할지 서울시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과의 면담 계획 여부에는 “당대표가 만날 건 아닌 것 같다”면서도 “필요하면 만나겠다”고 답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 역시 국회에서 오 시장의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방침에 대해 “정치 행위”라며 “(기억공간을) 최대한 지켜내고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의 철거 추진과 오세훈 시장의 ‘불통’에 비판을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유족들이 무조건적인 철거 반대를 외치는 것도 아닌데 오 시장은 간절한 면담 요청마저 외면하고 있다”며 “과거 무상급식 반대하다 역풍 맞았던 기억을 벌써 잊었나. 정치적 득실을 계산할 시간에 직접 만나 소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진교 원내대표 역시 세월호 기억공간을 방문해 “오 시장이 지난 정부의 과오와 무능, 부패를 씻어내고자 하는 최소한의 의지가 있다면 강제 철거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역사적 의미를 담는 광화문 광장 조성에 대해서 (오세훈 시장이) 세월호 유가족뿐 아니라 서울 시민들까지도 충분하게 논의하고 협의할 수 있는 협의기구를 다시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