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살리기 위해 3000억 원 이상 사재 쏟아부어…” 혐의 부인
박삼구 전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조용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금호그룹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임원들까지 이 자리에서 함께 재판을 받게 돼 마음이 무척 무겁다”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금호그룹 임직원과 그룹을 아껴주셨던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경영권을 되찾는 과정에서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해 구속 기소했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말 4개 계열사 자금 약 3300억 원을 인출해 금호산업(현 금호건설) 주식 인수대금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듬해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총수 일가 지분이 높은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에 2700억 원에 저가 매각한 혐의도 있다.
또 스위스 게이트그룹에서 1600억 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무이자 인수하는 대가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게이트그룹에 1333억 원에 저가 매각한 혐의도 적용된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발행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뜻한다.
박삼구 전 회장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5월 12일 구속된 이후 처음이다. 앞서 두 차례의 공판 준비기일이 열렸으나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출석하지 않았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3000억 원 이상의 사재를 회사에 쏟아부었는데 검찰은 피고인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계열사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고 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성욱 기자 nmds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