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감’ 20㎏짜리 거대 자궁근종 수술로 제거
대개 수술 시 자궁근종 무게는 300∼500g 정도이고, 1kg 이상은 ‘거대 자궁근종’이라고 하는 점을 고려하면, 20㎏짜리의 크기는 기네스북에 기록될 만큼 큰 것이어서 추후 관련 학회에 임상사례를 보고할 예정이다.
온종합병원은 “여성암센터 김철 센터장(산부인과 전문의)이 7월 27일 뇌경색을 호소하는 50대 환자에게 자궁절제 개복술로 20㎏짜리 거대 자궁근종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8월 9일 밝혔다.
자궁근종 절제술은 최근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는 복강경 수술(배에 작은 구멍만을 내는 방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나, 이 환자의 경우 개복술을 시행하지 않으면 수술이 불가능할 만큼 워낙 근종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며, 35세 이상 여성의 40∼60%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무증상으로 지내는 환자들이 많은데, 나중에 난임·생리통·골반통·빈혈· 배뇨장애 등이 심하게 나타나거나 종양의 증식과 함께 암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수술로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궁근종 수술은 복강경 수술로 전자궁을 적출하거나 근종만 적출할 수 있고, 자궁근종이 크거나 유착이 심할 경우 개복술로도 할 수 있다.
자궁내막 부근의 근종은 일찍부터 대량 출혈하게 되고 이때는 자궁강 내에 내시경으로 근종을 절제하는 자궁경 수술로도 가능하다.
김철 센터장은 “이번에 수술한 환자는 경동맥 협착이 심한 뇌경색 증상으로 신경과에 입원해 급히 뇌혈관조영술과 중재술이 필요했으나, 거대 자궁근종이 이를 방해하는 바람에 협진을 통해 자궁절제술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를 그대로 방치했다간 심뇌혈관이 거대 자궁근종의 압박을 받아 심각한 응급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보호자 등을 설득한 끝에 수술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 환자는 수술 직전 몸무게가 65㎏에다 출산 직전의 임신부만큼이나 배가 불러 있었다”라고 상기했다.
실제로 일부 환자들은 종양이 커져서 배가 나오는 것을 복부비만으로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를 오랫동안 방치하게 되면 이번 환자의 케이스처럼 거대 근종으로 인해 심장이나 뇌질환 등 2차 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1988년 영남권에서 처음으로 내시경 자궁근종 수술을 도입해 지금까지 30여 년 간 1만 건 이상 시행한 것으로 알려진 김철 센터장은 이번 임상 사례를 산부인과 학회 등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