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원생 10명 두 달간 상습학대…허벅지 꼬집거나 머리채 잡아
한편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나머지 보육교사 4명에게는 징역 2년, 징역 1년 6개월, 징역 1년 등을 구형했다.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방조혐의를 받는 원장 C 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또 이들에게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함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을 3~10년간 제한해달라고 했다.
검찰은 A 씨와 B 씨에 대해서 “범행을 자백하고 있으나 보육교사 경력이 상당히 많음에도 상당한 횟수로 학대를 했으며 피해자 측에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보육교사 4명에 대해서도 “보육교사 경력이 짧으나 상당한 횟수로 아동학대를 했고 피해자 측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구형이유를 밝혔다.
C 씨에 대해서는 “보육교사들로부터 학대와 관련해 보고받거나 직접 목격하거나 부모의 의심 항의를 여러 차례 받았음에도 조치하지 않았다”며 “사건 발생 이후 교사들에게 전화해 진술을 맞추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의견 진술을 통해 가해 교사와 원장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며 눈물을 흘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어린이집에서 학대를 당한 아이는 한 번의 유산을 겪고 9년 만에 얻은 소중한 아이”라면서 “사랑으로 자식을 키우고 엉덩이 한 번, 꿀밤 한 번 때린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 아이는 해당 어린이집에서 총 26번의 학대를 당했다”며 “아이는 장난감 정리를 하지 못하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고 심지어 어린이집 교사는 이유 없이 학대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이에 A 씨는 최후 진술에서 “고통받은 학부모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피해를 준 아이에게 사죄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B 씨도 “평생 제 잘못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기억하며 살겠다”며 “저를 믿고 아이를 맡겼는데 이런 가슴 아픈 일을 겪게 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C 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관리·감독 책임을 소홀히 한 점은 인정하지만 학대 사실을 정말 몰랐기 때문에 변명할 수밖에 없다”며 “원장실에 폐쇄회로(CC)TV가 있더라도 업무 중에 자연스럽게 쳐다보는 정도이지 보육교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행을 인식하고 있었고 묵인 방조했는지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이 되었는지 확인해달라”고 주장했다.
앞서 A 씨 등 보육교사 6명은 지난해 10월 30일부터 같은 해 12월 28일까지 약 두 달간 인천시 서구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장애아동 5명을 포함한 1∼6살 원생 10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5명의 장애아동 가운데 1명은 뇌 병변 중증 장애를 앓고 있었고 나머지 4명도 언어·발달 장애나 자폐성 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들은 피해자들이 낮잠을 나지 않는다거나 자신들의 식사시간에 옆에서 울었다는 이유로 주먹과 손바닥을 이용해 아동의 허벅지나 팔뚝 등을 때리거나 심지어 머리채를 잡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폭행은 모두 263차례에 달한다.
한편, A 씨 등 6명의 선고기일은 다음달 6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