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 척 남성 청소년에 접근해 범행 지속…공소사실 대부분 인정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창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영준의 첫 공판에서 김영준 측 변호인은 “일부분을 제외한 검찰의 공소사실 전부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이 부인한 혐의는 남성 피해자를 협박해 음란 영상을 제작하도록 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부분이다.
변호인은 "상대방을 협박해서 한 것이 아니고 동의를 받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범행에 대해선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경위가 틀렸다고도 언급했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김영준은 ‘일부 강제추행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가 일부 범행을 부인한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며 “법정 출석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어 출석을 다시 한 번 고려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김영준은 201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여성인 척 행세해 영상 통화로 남성 아동·청소년 피해자 79명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지난해부터 성착취물 8개와 성인 불법 촬영물 1839개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거 당시 김영준이 외장하드에 소지하고 있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은 1570여 개, 성인 불법 촬영물은 5470여 개에 달했다. 그는 또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상 통화를 하던 남성 피해자를 협박해 강제추행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4월부터 김영준을 수사했고 두 달 뒤인 6월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경찰청은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영준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