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상 주소지=작업실 “전입신고 안한 것뿐 득 본 것 없어” 해명…유사 사례 스타들 적잖아 연예계 긴장
박나래가 위장전입 논란에 휘말린 계기는 최근 서울 이태원동에 55억 원대 단독주택을 경매를 통해 낙찰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매와 관련해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주소지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 소재다. 박나래는 MBC ‘나 혼자 산다’ 등의 방송을 통해 자신의 집을 자주 노출했는데 그는 현재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과거 집 또한 자곡동이 아닌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다.
'텐아시아'의 단독 보도를 통해 위장전입 의혹이 불거지자 박나래의 소속사 JDB엔터테인먼트 측은 위장전입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주소 이전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한 것은 아니며 무지해서 생긴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소속사에 따르면 자곡동 주소지는 오피스텔로 DJ 작업 등을 해왔던 곳이라고 한다. 한남동 빌라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주거 밀집지역이라 별도의 작업 공간을 자곡동에 마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뭔가 목적을 갖고 위장전입을 한 게 아니라 법적인 부분을 잘 몰라서 한남동으로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위장전입은 고위공직자 국회 청문회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기본적으로 불법인 데다 대부분 주소 이전을 통한 이익 실현을 위해 의도적으로 이뤄진다. 반면 박나래는 주소 이전을 통한 이익을 얻으려고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위장전입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이뤄지곤 한다. 첫째, 현재 거주지보다 더 좋은 지역의 학교에 자식을 입학시키기 위함이다. 둘째, 부동산을 취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 위장전입이 자주 문제로 지적되곤 한다. 셋째, 선거법상의 요건 충족을 위함이다. 이 외에 부동산 투기나 탈세 등을 위해 위장전입이 이뤄지기도 한다. 박나래 측이 “주소 이전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밝힌 것은 바로 이런 목적이 없었다는 의미다.
물론 목적과 관계없이 위장전입은 불법이다. 주민등록법은 이사를 한 뒤 14일 이내에 실거주지에 맞춰서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어기면 위장전입이 된다. 벌칙을 규정한 주민등록법 제37조에 따르면 위장전입을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연예인이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성이 없는 위장전입은 불법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은 “스타급 연예인 가운데 부동산을 여럿 보유하고 있는 경우 이사를 해도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구 주소지도 본인 소유 부동산이라 별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데다 유명인이라 주민센터 방문을 꺼리는 경우도 많다”라며 “부동산등기부를 열람하면 소유주의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나와 위장전입 여부가 손쉽게 드러나 작정하고 문제 삼으려면 금세 드러날 스타들이 많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문제는 이런 부분까지 논란이 돼야 하는지다. 불법적인 목적이 아닌 잘 몰라서이거나 편의를 위해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부분까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너무하다는 목소리가 연예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박나래의 경우처럼 거주지와 작업실을 따로 활용하는 연예인들이 많은데 실질적으로 더 오랜 시간을 작업실에서 보내는 경우도 많다.
한 대형 연예기획사 홍보 담당자는 “고위공직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대부분 불법적인 목적이 있었음에도 사과 정도로 지나간다”라며 “반면 연예인은 이익 목적이 아닌 위장전입이라도 유명세 탓에 고위공직자보다 더 화제가 되고 여론의 지탄을 가혹하게 받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물론 연예인들 가운데에도 자식의 학교 문제나 아파트 청약 등을 목적으로 위장전입을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심지어 토크쇼 등에 출연해 과거 자녀 때문에 위장전입을 했던 얘기를 흥밋거리로 얘기한 연예인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경우는 대부분 스타급이 아닌 생계형 연예인이라는 게 연예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서의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은 “스타급 연예인은 자녀 학교 배정이 문제라면 위장전입이 아니라 아예 이사를 간다”라며 “중요한 부분은 연예인도 국민의 한 명인 만큼 불법인 위장전입을 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고 실제 거주지로 전입신고를 해 괜한 논란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