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면제 특별법 부상 속 내년 동반 입대설도…일반병사 입대 땐 특별기획 행사 동원될 가능성
#10년 전이었으면 연예병사 유력
내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런 좋은 세상이 올 즈음 BTS는 전세계인을 노래로 위로하는 일을 잠시 중단하고 국방의 의무에 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BTS 멤버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진이 1992년생으로 2022년에는 군 입대를 해야 한다. BTS 멤버들의 동반입대설도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확실치 않다.
10여 년 전이라면 BTS는 연예사병으로 군에 입대했을 것이다. 연예병사 제도로 알려진 국방홍보원 소속 홍보지원대는 1997년 국방 홍보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군대는 연예병사를 활용해 국방 홍보를 하고 연예병사가 된 연예인들은 연예계 활동의 맥을 이어가며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제도였다. 그렇지만 2012년 가수 비를 비롯한 연예병사들의 휴가 특혜 논란을 빚어진 데다 가수 세븐의 ‘안마방 출입 사건’까지 터지면서 연예사병 제도는 2013년 폐지됐다.
만약 연예병사 제도가 유지됐다면 BTS는 말 그대로 천군만마가 됐을 것이다.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연예인의 범주를 넘어선 전세계적인 아티스트가 국방홍보를 전담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류 초창기인 2000년대 초중반에는 군 입대한 한류스타들로 인해 일본 등 해외 팬들 사이에서 대한민국 군대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었다. 심지어 한류스타가 전역하면 한국 군대의 지급 물품과 숙소 등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렸을 정도다. 신곡만 나오면 무조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를 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BTS가 연예병사가 됐다면 전세계인을 상대로 대한민국 군대의 위상을 드높이는 홍보가 가능했을 것이다.
#경찰홍보단 사라지고 군악대도 시들
연예병사 제도가 폐지된 뒤 연예인들이 많이 선호했던 곳은 경찰홍보단과 육·해·공군 군악대였다. 특히 서울지방경찰청 경찰홍보단과 경찰악대가 연예인들에게 인기였는데 빅뱅 멤버 탑의 대마초 파동으로 의경 전면 폐지 방침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연예인들의 군 입대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연예병사나 경찰홍보단, 군악대 등에서 군복무를 할 경우 특혜 논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일반 병사로 입대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해병대 등 복무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부대가 더 인기를 끌 정도다. BTS는 꾸준히 때가 되면 당당히 입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진은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병역은 당연한 문제라 생각하고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하겠다. 시기가 되면 언제든 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BTS의 팬클럽 아미(ARMY) 역시 ‘군 입대 이슈와 관련해 전적으로 BTS의 의견에 따른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BTS가 군에 입대할 경우 일반병사로 입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평범한 일반병사 될 수 있을까
문제는 군의 의지다.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BTS가 입대해 일반병사가 됐을 때 과연 군대가 그들에게 평범한 군인의 임무만 부여하고 가만 둘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동안 군이 홍보를 위한 각종 행사에 연예인 출신 일반병사들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일요신문은 연예인의 휴가 특혜 관련 단독 보도를 했다(관련기사 국방부 행사비는 위로휴가? 휴가일수 100일 넘는 연예인 ‘수두룩’). 당시 일요신문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국방부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이들 16명 가운데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평균보다 많은 휴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무작정 특혜라고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 지상군 페스티벌, 신흥무관학교 뮤지컬 등 군 홍보 목적 행사는 물론이고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연예인 출신 일반병사들이 대거 동원됐고 군은 이들에게 행사비 차원의 위로휴가를 남발했다. 평범한 군 복무를 원했던 연예인들은 군에 입대한 뒤 각종 행사에 동원돼야만 했고 이로 인해 받은 엄청난 위로휴가로 나중에 특혜 논란까지 휘말려야 했다.
BTS 역시 일반병사로 군에 입대하더라도 군은 이들을 각종 홍보 행사에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BTS를 활용하기 위한 별도의 행사를 기획할 수도 있다. 그러면 또 위로휴가가 주어질 것이고 자칫 특혜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BTS 군 면제를 위한 특별법 관련 얘기가 흘러나오는 등 2022년에는 이들의 군 입대를 두고 상당한 화제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현재 BTS의 공식 입장은 ‘시기가 되면 언제든 (입대에) 응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군에 입대해 일반병사가 된 BTS 멤버들의 군 복무가 어떻게 이뤄질지, 과연 군이 이들에게 어떤 임무를 맡길지까지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