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 시설 운영 정상화 기대…시, 노사분쟁 해결 위해 직접 중재
2011년 4월에 개원한 효림원은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심신에 상당한 장애가 있는 지역 어르신을 돌보는 시설로, 접근성이 좋고 산속 맑은 공기 등이 장점이었다.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3회 연속 최우수 장기요양시설로 평가받는 등 부산의 대표적인 우수 노인요양시설이었다.
2018년 4월 효림원에 대표 A 씨가 부임한 뒤 요양보호사들은 2019년 5월께 노조를 만들었다. 노조 설립 이후 노사 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협상과 교섭이 여러 차례 이어졌으나 진전이 없었다. 노사 양측의 소송과 이로 인한 갈등으로 정상적인 시설 운영이 어려워졌다.
이에 효림원에 입소 중이던 어르신은 모두 타 시설로 옮겨졌고, 법인 측은 영업정지 등 행정조치로 운영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노조와 대립하던 효림원은 2019년 5월부터 연말까지 3차례에 걸쳐 요양보호사 16명 등 노조 간부와 직원들을 해고했다. 이에 노조 측은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1년 9개월 동안 거리 집회로 투쟁에 펼쳤다.
부산시와 효림원이 소재한 관할 구청인 부산진구,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등에서 노사 간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지만, 협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부산시는 노인요양시설 효림원과 관련 종사자들의 재입사 문제를 계속 방치할 수 없어,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법인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시설 법인이 위치한 충북 충주시로 직접 방문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런 가운데 법인 대표가 효림원 정상화와 노사상생을 위해 재협상에 적극 나서면서 전환점을 맞게 된다. 부산시는 법인 측과 노조 측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8월 한 달간 3차례 협상 자리를 마련했고, 지난 8월 27일 마지막 자리에서 8시간에 걸친 대장정의 마라톤협상 끝에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됐다.
‘시설 운영 정상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법인과 노조, 유관기관(부산시·부산진구·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각자 역할을 열심히 수행한 값진 결과였다. 효림원은 이번 협상 타결을 시작으로 시설 운영 정상화를 위해 본격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올 10월께 운영이 재개될 전망이다.
법인 측은 “어르신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시설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조 측은 “어르신 존엄 케어를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다시 일하게 될 날을 기다리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노사가 상생방안에 합의하게 돼 기쁘다”며 “효림원이 지역 어르신에 대한 봉사를 통해 우수 노인요양시설로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도 정상적으로 제공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