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고 돈 벌고’ 개그보다 쉬웠어요
▲ 박준형 김지혜 부부 |
연예계에 양악수술이 번지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은 아니다. 본래 치료목적으로 시행되던 양악수술은 미용적으로도 큰 효과가 있어 일부 여자 연예인들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시행되곤 했다. 성형수술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줄 수 있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소위 ‘연예인 성형’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아오기도 했다.
개그맨 임혁필은 지난해 자신의 블로그에 양악수술 일기를 오랜 기간 게재해 본의 아니게 ‘양악수술 홍보대사(?)’가 된 바 있다. 삐뚤어진 턱과 부정교합으로 인한 건강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수술을 받은 임혁필이지만 너무나 달라진 외모로 인해 네티즌들이 양악수술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는 특히 수술 전후 모습을 직접 그려가며 자세한 후기를 전했는데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협찬 논란이 오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병원 광고에 그의 얼굴이 등장하자 네티즌들은 그가 병원 광고를 위해 치료 후기를 자세히 작성한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임혁필은 “악관절 환자들과 정보를 공유하자는 차원이었다”며 협찬 및 광고모델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었다.
임혁필의 경우 협찬의혹을 부인했지만 최근 양악수술 전후사진이 공개된 연예인들의 경우 100% 협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성형 외과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놀라운 사실은 일부 치과와 성형외과의 경우 양악수술을 한 연예인에게 협찬에 의한 무상수술뿐 아니라 일종의 웃돈까지 건넨다는 사실이다. 특별히 광고 촬영을 하지 않아도 해당 연예인의 수술 전후 사진이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병원 입장에서 충분한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연예인에게 광고비 명목으로 거액을 제공한다는 것.
이 웃돈은 해당 연예인의 인지도와 수술효과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데 얼마 전 양악수술을 받은 여자 연예인 A는 8000만 원이라는 거액을 받아 업계를 놀라게 했다. A는 양악수술을 받고 외모가 예뻐진 데다 CF로도 받기 힘든 거액을 챙겨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렸다는 후문. 8000만 원을 받은 A에 이어 연예인들이 받는 웃돈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역시 최근 양악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여자연예인 B는 8000만 원을 뛰어넘는 ‘3억+알파’를 챙긴 것으로 알려진다.
한 성형외과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B는 강남의 한 치과에서 수술 전후 사진을 공개하는 조건으로 3억 원의 웃돈을 제시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B는 자신의 수술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해 비공개 조건으로 무상 수술만 제공하는 강남의 다른 성형외과에서 양악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약속과 다르게 수술을 집도한 병원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B의 확 달라진 얼굴 사진이 공개했고, 이에 격분한 B는 구두계약 위반이라며 자신이 다른 병원에서 받기로 한 3억 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해당 병원 측은 순순히 B에게 3억 원을 건네는 것은 기본, 플러스알파까지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들이 이렇게 높은 웃돈까지 제시하며 연예인 잡기에 혈안이 된 까닭은 그만큼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양악수술은 환자당 2000만 원가량의 수술비가 드는 고가의 수술이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양악수술이 이처럼 병원의 수입에 큰 도움을 주게 되자 강남의 치과와 성형외과 사이에서는 최근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기존에도 환자가 내는 수술비의 일정 부분을 가져가며 영업을 담당하는 상담 실장이 병원마다 존재했지만, 최근에 등장한 전문 브로커는 연예인과 병원을 연결시켜 준 뒤 연예인이 받는 웃돈에서 한몫을 챙기고 있다.
이들은 연예인들에게 양악수술을 권하며 때 아닌 섭외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이들의 섭외조건은 매우 간단하다. 인지도에 관계없이 우선적으로 수술효과가 큰 연예인이어야 한다는 것. 수술 전후 사진이 공개됐을 때 가장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여야 일반인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는 것.
양악수술 성공 사례로 꼽히는 연예인들을 보면 공교롭게도 개그맨들이 주를 이룬다. 못생긴 외모가 단점이 되지 않는 개그맨들 사이에 왜 이토록 양악수술 붐이 일고 있는 것일까? 강남에 위치한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비교적 섭외가 수월한 편이다. 배우와 가수들의 경우 자신이 큰 성형수술을 받았음을 대중에게 알리는 것을 일종의 ‘주홍글씨’로 여겨 두려워하지만 개그맨들은 성형 사실 노출을 그리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편이라고. 실제 양악수술을 받은 것으로 공공연히 알려진 여배우 C, D와 걸 그룹 멤버 E, F등은 양악수술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치아 교정을 받았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최근 양악수술 붐이 일면서 일부 개그맨들은 자진해서 병원을 찾아 협찬을 요구할 정도로 섭외 자체가 쉬운 편이다.
둘째는 배우와 가수들에 비해 개그맨들이 목돈의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는 것. 2000만 원가량의 수술비를 전액 무료로 협찬해주는 것은 기본, 여기에 수천만 원의 웃돈까지 제공하는 병원 측의 제안은 상당히 달콤한 유혹이 될 수밖에 없다. 유독 폐지된 개그프로그램 출신 개그맨들이 최근 양악수술 상담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양악수술로 몰라보게 예뻐진 개그우먼 김지혜의 경우 수술 후 한동안 딸이 자신을 못 알아봐 당황했다고 한다. 임혁필 역시 부인이 자신과 키스할 때 다른 남자와 하는 느낌을 받는다며 황당 에피소드를 전한 바 있다.
이처럼 가족들도 몰라볼 만큼 놀라운 변신이 가능한 양악수술.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아이돌 그룹 멤버 G는 데뷔 전 양악수술과 함께 치아를 전부 교정하는 대규모 수술을 받았다. 꽃미남 외모를 자랑하는 그지만 한겨울엔 턱이 너무 시려 길을 걷다 걸음을 멈춰서는 버릇이 있다. 또한 음식을 먹을 때도 잘 씹지를 못해 턱을 쥐어 잡고 고통스러워하는 일도 잦다. 치료를 목적으로 한 양악수술이 오히려 더 많은 치료를 불러온 안타까운 케이스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