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여 명 구조조정’ 자구안에 반발…“공익서비스에 따른 재정 부담부터 해결해야”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지난 12일 사측이 △구조조정 철회 △공익서비스 비용 국비 보전 △청년 신규 채용 이행 등 요구사항에 응하지 않으면 14일부터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 9일까지 5차례의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사는 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최종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양측 입장에 큰 변화가 없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정회했고, 오후 7시 30분께 속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월 서울교통공사는 만성 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직원 약 1500명을 구조조정한 뒤 업무를 외주화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의 부도를 막기 위해 7000억 원 규모의 공사채 발행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자구안을 요구하자 경영 합리화 방안을 마련한 것. 이에 노조는 만 65세 이상 노인 무임 수송 등에 따른 재정 부담을 해결해야 한다며 자구안 철회를 요구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7년 지하철 1~4호선을 관할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담당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한 조직이다. 공사는 출범 이후 3년 연속 5000억 원대의 적자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1조 1000억 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공사의 손실은 1조 6000억 원대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노조는 이날 교섭을 앞두고 “파업을 하루 앞두고 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현재로서는 사측의 입장 변화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와 사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예고대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교섭이 결렬될 경우 승무원은 오는 14일 첫차부터 파업을 시작하고, 나머지 부서는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파업 시 서울시와 공사 측은 5000여 명의 필수 인력을 활용해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용 승객이 많은 출퇴근 시간대에는 지하철이 정상적으로 운행되지만, 나머지 시간대에는 운행량이 약 20~30% 감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nmds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