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유방암 환자 연령 어려져, 정기검진 조기진단 중요
임신의 기대를 전혀 하고 있지 않던 30대 젊은 부부에게 뜻하지 않게 아이가 찾아오고 기쁨도 잠시 유방암이라는 위기로 인해 갈등을 겪고 이를 이겨내며 출산에 이르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잘 그려내면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유방암은 유방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세계 여성암 1위, 한국 여성암 2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여성암이다. 해마다 2만 명 이상이 유방암 진단을 받고 여성 25명 중 1명이 유방암 환자다.
유방암은 현재까지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빠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은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을 길게 한다.
임신이나 모유 수유는 일시적으로 생리를 중단시키나 출산 및 수유를 하지 않는 경우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길어 유방암 발병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지방, 고칼로리 등 서구화된 식습관은 과체중으로 이어지며 이는 에스트로겐이 활성화가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가족력, 음주, 흡연, 호르몬 대체요법, 경구피임약 등이 영향을 준다.
최근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과 함께 고용 및 주거 불안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미혼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자연스럽게 출산율에도 반영되어 가임 여성 1명당 0.837명으로 나타났다. 저출산은 사회경제학적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유방암 발생률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유럽 등 서구 선진국에서는 폐경 이후 유방암 환자가 대부분인 반면 한국 유방암 환자의 경우 폐경 전인 3040에서 약 40%가 발생해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2019년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연도별·연령별 유방암 환자 수 추이를 살펴보면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는 40대, 50대, 60대, 30대 순이었다.
하지만 한국유방암학회가 2020년 발간한 유방암백서를 살펴보면 여성인구 10만 명당 유방암 환자 수가 30∼44세 구간에서 미국, 일본에 비해 다른 연령대와 달리 가장 높게 나타나 비교적 젊은 나이의 유방암 환자 증가세가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동병원 유방·갑상선센터 김병형 과장(외과 전문의)은 “젊은 층에서 발생률이 높은 만큼 성인 여성이라면 매월 자가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여 빠른 치료를 시행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은 암이므로 평소 금연, 규칙적인 운동, 식이섬유가 풍부한 신선한 야채 및 과일을 섭취하고 장기간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을 삼가하고 정기적으로 유방암 검진을 실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유방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수술 환자의 5년 생존율은 각각 99%, 96%, 89%, 59%, 28%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면 생존확률이 매우 높다. 특히 1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10년 생존율이 85% 이상이고 유방을 온전하게 보존하면서 치료가 가능하다.
따라서 35세 이하는 월 1회 자가 검진을 실시하고 40세 이하는 2년에 한 번, 40세 이후에는 매년 병원을 방문해 유방 검진과 유방촬영술을 실시하고, 만약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30세부터 매년 전문의의 진찰 및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편 오는 10월은 유방암 예방의 달로 한국유방암학회 및 세계 관련 기관에서 핑크 리본을 내걸고 유방암 예방 및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달이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