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소장 교체·군 직영 운영 요청”…소장 “언론사 전화 연결하지 말라” 취재 거절
양평가정상담소는 가정폭력의 예방과 해결을 위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05년 설립했다. 2010년 양평군건강가정지원센터를 위탁운영을 하는 등 여성가족부 지정시설로 100% 국·도·군비로 운영되는 여성폭력관련 기관이다.
가정폭력피해자와 행위자에 대한 상담과 일반상담·폭력(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성희롱) 예방교육 등을 운영하는 기관이며, 특히 시설장인 A소장은 폭력예방교육강사와 사회복지인권강사, 양성평등강사로 활동 중으로 알려졌다.
양평가정상담소 직원들은 “폭력예방교육 강사로 활동 중인 직원들은 가정폭력피해자와 행위자에 대한 상담을 주로 하기 때문에 폭력감수성이 예민하다”며, “또한 상담을 하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폭넓게 이해하고 공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소장의 계속적인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해 내담자들을 돕는데 한계를 느낀다”며,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의 부조리와 폭력에 눈감으며, 폭력 관련자들을 어떻게 돕겠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A소장의 업무에 대한 비하발언과 다른 직원들과의 비교와 차별 때문에 일하기가 너무 힘이 든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거나 작은 실수라도 생기면 예전일까지 끄집어내며 비하하고 다른 직원들 앞에서 무안을 주는 일이 매일같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처럼 계속적인 괴롭힘으로 인해 이석증 치료와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는 직원도 있을 정도다. 이로 인해 직원들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했을 정도”라는게 직원들의 증언이다.
직원들은 현재 A소장 교체 및 군 직영 운영을 양평군에 요청한 상태다.
# 정규직 직원 고용계약서 매년 작성…명절선물 강요 의혹도
취재에 따르면 양평가정상담소는 정규직 직원들의 고용계약을 매년 체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직원들은 A소장이 매년 정규직 직원들과 면담을 실시하면서 재계약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압박해 왔다고 한다.
직원들은 “실제로 A소장의 다이어리에는 모 직원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메모를 발견한 적도 있다”며 “이에 직원들은 정규직임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서에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근로계약기간을 명시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감독기관에 시정조치를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소장의 갑질은 이뿐만이 아니다. 입사 초부터 A소장은 직원들에게 ‘명절선물을 받고 싶으니, 앞으로 나에게 선물을 하라’고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직원들은 “A소장이 ‘나는 선물을 받아야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드는데, 예전 직원들은 선물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며, “선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나, 입사 초기이고 개별적으로 얘기한 것은 물론 주간 회의시에도 같은 말을 반복하여 거절하기가 어려웠다”고 상납사실을 폭로했다.
# 근무태만에 직원급여 가로챈 의혹도 드러나
또한, A소장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적게는 한 달에 9일, 많을 때는 10여 일을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 또는 결근했음에도 출근한 것처럼 출근부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게다가 A소장은 신규직원의 급여를 지급하면서, 3개월의 수습 기간을 임의로 적용하여 급여에서 20만원씩 깎아 자신의 급여로 가져간 사실도 양평군 취재 결과 사실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직원들은 “지금의 상황을 알리고, 해결책을 찾고자 감독기관인 양평군청 담당자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서류가 갖추어져 있으니 문제 될 것이 없고,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대답 뿐이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그동안 성폭력 피해자 등을 돕는 보람에 자부심으로 일해 왔다. 우리가 직장을 잃는 것도 있지만 양평가정상담소를 바로 잡는 게 급선무"라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어렵게 내부 문제가 드러났는데, 양평군이 이를 바로 잡지 않음은 물론 전혀 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 같다"며, A소장 교체 및 군 직영 운영을 양평군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 양평군 “A소장 교체 요청할 단계 아냐”…A소장 “오히려 직원들이 갑질”
이에 대해 양평군 관계자는 “점검 결과 직원들에게 1년에 한 번씩 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행정처분을 하기 전에 개선요구 내용이 담긴 의견제출 공문이 먼저 나간 상태”라면서 “또한 수기로 작성된 출근부에는 정상적으로 기재가 되어 있어 사실확인을 할 수가 없었다. 출근부 관리를 위해 내년에 지문인식기 도입과 관련한 예산을 세워놨다.”고 답변했다.
소장 교체 요구에 대해서는 “시설장을 교체할 명백한 행정처분 등이 나가야만 양평가정상담소 운영법인에 요청할 수 있다. 아직까지 발견한 문제로는 A소장 교체를 요청할 수 없는 단계”라면서 “설사 교체를 하더라도 자체 법인에서 임면권이 있어 군에서는 임명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직접 이야기를 듣기 위해 A소장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직원들에 따르면 A소장이 ‘앞으로 언론사 전화는 일절 연결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으며, 기자 이름과 언론사, 휴대전화 번호를 남겼지만 끝내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해당 의혹에 대한 해명을 사실상 거절한 A소장은 앞서 여타 매체의 취재에서는 “정당한 업무지시에도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앙심을 품고 직원들이 내게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처럼 100%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양평가정상담소 A소장의 갑질 의혹에 이은 명절선물 강요, 근무태만, 직원급여 횡령 의혹 등이 일면서 양평군의 후속 조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현술 강원본부 기자 ypsd1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