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전환기 속 열린 BIFF, 얼어붙은 영화계에 온기 전한다
6일 오후 6시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레드카펫 행사로 시작을 알린 이번 영화제의 사회는 배우 송중기와 박소담이 맡았다. 게스트도 봉준호 감독, 임권택 감독, 임상수 감독, 배우 안성기, 조진웅, 변요한, 유아인, 전여빈, 한소희 등 화려하게 라인업되면서 지난해의 아쉬움을 떨쳐 보였다.
이날 송중기는 "오랜만에 여러분들과 소통을 할 수 있어서 반갑다. 영상 통화나 화면이 아닌, 진짜 모습을 뵙게 되니까 더욱 감격스럽다"며 "소중한 일상이 더욱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박소담도 "직접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 약 2년이란 시간 동안 갑작스런 코로나19로 인해서 영화계는 물론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위로와 위안,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선정된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Heaven: To the Land of Happiness)를 비롯해 총 70 개국 223편이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행복의 나라로'는 뇌종양으로 시한부 처지가 된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나선 특별한 동행을 그린다.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상에는 후보작 11편이 올랐다. 올해 뉴 커런츠상 심사위원장은 인도 출신의 거장 디파 메타 감독이 맡았다.
이와 더불어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3편도 소개한다. 영화제 태동지로 알려진 중구 남포동을 중심으로 진행된 커뮤니티비프는 올해 영화제부터 부산 전역으로 확대해 연다. 신설된 '동네방네비프'를 통해 총 14개 마을 공동체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이밖에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티탄'을 비롯해 감독상 수상작인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아네트',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배드 럭 뱅잉',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파워 오브 도그’와 심사위원대상 ‘신의 손’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올해 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영상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 시리즈물을 상영하는 '온 스크린'을 신설해 눈길을 끈다. 뉴 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이하는 영화제의 방향과 비전을 고민한 끝에,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확장되는 영화 산업의 현주소를 반영한 것이다. '온 스크린'에서는 연상호 감독의 '지옥'(넷플릭스), 김진민 감독의 '마이 네임'(넷플릭스), 아누차 부냐와타나(태국)&조쉬 킴(미국) 감독의 '포비든'(HBO ASIA)를 선보인다.
또 특별전인 '원더우먼스 무비'에서는 여성 감독이 만든 최고의 아시아 영화를, '중국 영화, 새로운 목소리'에서는 2010년 이후 부상하고 있는 중국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과 일본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대담, 6번의 야외 오픈 토크, 6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액터스 하우스 등 풍성한 행사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다만 아시아영화펀드, 아시아영화아카데미, 플랫폼 부산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잠정 중단한다.
올해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100% 극장 상영을 원칙으로 한다. 지난해는 작품당 1회 상영에 그쳤으나 올해는 예년 수준인 2~3회로 늘렸다. 다만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맞춰 전체 좌석의 50%만 운영될 방침이다.
한편 폐막작은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인 매염방의 일대기를 다룬 렁록만 감독의 '매연방'이 선정됐다. 폐막식인 15일 저녁 상영될 예정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