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 살해’ 김태현 1심 무기징역…유족 “항소할 것” 오열

재판부 “다른 재판과의 양형 형평성 고려”

[일요신문]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현(25)이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지난 4월 9일 검찰에 송치되기 전 마스크를 내린 김태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는 12일 살인과 절도, 특수주거침입, 정보통신망침해, 경범죄처벌법위반죄 등 5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태현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태현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자 A 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지난 3월 A 씨와 여동생, 모친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김태현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점 등을 고려해 사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반성문을 10여 차례 이상 제출했다는 점, 다른 재판과의 양형 형평성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다만 1심 공판 내내 쟁점이었던 A 씨와 동생, 어머니에 대한 살해가 계획적이었음을 인정했다.

김태현은 그동안 공판에서 동생과 어머니에 대한 살인은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가족이 범행을 방해한다면 그들마저 살해할 의도를 갖고 자택에 찾아갔다고 (김태현이) 진술했다"면서 "피해자의 자택을 범행 장소로 택했다는 점, 피해자가 퇴근하기 직전을 범행 시간으로 정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집에서 피해자가 아닌 다른 가족을 마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심 공판 내내 사형을 주장해왔던 유족들은 이번 판결에 반발했다.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 유족들은 “사형해달라” “간곡히 부탁한다”며 오열했다.

A 씨의 사촌 B 씨는 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가 사형 선고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설마 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라며 "검찰은 항소를 도와준다고 했고 유족도 판결을 인정 못하고 당연히 항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소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