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전 여친 관련 인스타에 허위사실 폭로 삭제 반복…대중들 피로감 높아져
10월 17일 최 씨가 김선호로부터 원치 않는 임신 중절을 종용당했다고 폭로한 뒤 9일 만인 10월 26일에는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최 씨의 실명을 밝히며 12가지 의혹에 대해 공개 질의했다(관련기사 “미역국도 끓여줬는데…” 김선호 vs 전 여친 진실게임 새 국면). 이 기사에는 김선호의 친구 및 지인, 후배 연극배우, 최 씨 친구 등이 최 씨 주장의 허점과 그의 평소 행실을 지적한 내용 등이 담겼다.
보도와는 별개로 이 사건에서 가장 요란하게 변죽을 울려 댄 ‘자칭’ 김선호와 최 씨의 공통 지인이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초기부터 인스타그램에 익명의 계정을 개설한 뒤 최 씨를 저격해 온 지인 A 씨는 처음엔 이 사태가 소속사인 솔트엔터테인먼트의 계략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속사가 계약 만료를 앞둔 김선호에게 앙심을 품고 전 여친 최 씨의 폭로를 알면서도 막아주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솔트엔터테인먼트 측이 “김선호는 2018년 9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소속사와 함께 호흡을 맞춘 후 연장계약을 논의했고, 배우와 신뢰가 두터워 2023년 3월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반박하면서 그 주장을 슬그머니 철회했다. 재계약이 이뤄지고 있었던 만큼 소속사가 나서서 김선호를 나락으로 보낼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폭로로 인해 광고모델 해지의 위기에 놓인 김선호와 위약금을 함께 물어야 하는 입장에 있는 소속사가 그런 위험을 무릅써야 할 까닭도 없었다.
소속사 책임이라는 주장이 논파되자 이번엔 전 여친 최 씨의 행실을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언론사에 관련 내용을 넘겼다” “김선호의 입장을 기다려 달라, 진실이 밝혀질 것” 등 마치 대단한 진실이 숨겨져 있던 것처럼 아예 날짜를 지정하며 ‘폭로 티저’를 내놓기도 했다.
그가 처음 모든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밝혔던 날짜는 지난 10월 25일이었으나 사흘 전인 10월 22일 “누군가로부터 지속적으로 회유와 협박, 법무법인을 통해 형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압박을 받았다”며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그러다 다시 폭로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가 디스패치의 단독 보도가 난 뒤부터는 최 씨의 사생활 폭로에 중점을 맞춰 관련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하길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디스패치는 관련 보도가 A 씨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A 씨는 10월 29일에도 추가 폭로를 예고했으나 확인 결과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비활성화로 전환된 상태다. 이 직전에 A 씨는 최 씨가 호스트바에 다녔다며 관련 영상을 게시했다가, 해당 영상이 김선호와 연인이 되기 전인 2019년 12월 말경 생일파티에서 촬영한 것이란 사실이 지적되면서 관계없는 내용을 허위로 엮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의미심장한 글과 사진을 올리며 ‘변죽’만 울리다가 도망치고 다시 나타나길 반복하는 이상한 ‘지인 플레이’를 두고 팬들의 피로감만 높아지는 판국이다.
연예관계자들은 이 상황이 오히려 조금씩 사그라지고 있는 김선호의 논란에 계속해서 기름을 붓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엔터사 관계자는 “사실 배우와 소속사는 다소 늦은 감이 있었지만 논란의 크기에 비해 상당히 깔끔하게 대처했다”며 “배우가 사실을 인정하고 논란과 자숙을 감내했으며, 전 여친인 최 씨도 그 사과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둘 사이의 일은 일단 마무리됐는데 아무도 부탁하지 않은 지인들이 너무 날뛰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자칭 지인들의 언론 플레이와 일부 팬들의 여론 조작이 이 사태를 중립적으로 관망하던 팬들에게 도리어 반감만 심어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지인들의 반박 폭로 대결로 오히려 조롱 섞인 별명만 붙게 됐는데 소속사나 배우로서는 정말 답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공식입장과 완전히 반대되는 지인과 여론몰이 플레이가 대체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나. 그런 독단적인 폭로가 배우를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의 관심 욕구를 채우기 위한 욕심은 아닐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