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953㎡, 고속도로 가로지르고 인근에 공항 있어 대대적 개발 어려워…대출 담보물로만 수차례 활용
(주)제너시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윤홍근 회장은 2007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자택을 매입해 현재까지 거주 중이다. 해당 자택은 A·B·C·D동 등 네 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윤 회장이 A동을 소유하고 있고, 윤 회장 동생인 윤경주 BBQ 부회장이 B동, 아들 윤혜웅 씨와 조카 한 아무개 씨가 각각 C동과 D동을 소유하고 있다. 윤 회장 일가가 같은 곳에 모여 살고 있는 것이다.
윤 회장의 자택은 성남시 도심과는 거리가 먼 곳으로 유동인구도 적다. 또 담이 높아 외부에서는 건물의 구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곳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보안에도 신경을 썼다.
윤홍근 회장은 2009년 수십억 원을 들여 자택 인근에 있는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윤 회장 소유 토지는 5필지에 6953㎡(약 2100평) 규모다. 하지만 이곳에는 풀숲만 보일 뿐, 건물 부지나 농지로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수정구에 판교 제2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면서 윤 회장 소유 토지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윤 회장 소유 토지의 공시지가는 2009년 ㎡당 24만~33만 원 수준에서 2021년 47만~53만 원으로 올랐다. 다만 1678㎡ 규모의 수정구 시흥동 산XX-X의 2021년 공시지가는 ㎡당 6만 1100원으로 다른 토지에 비해 가격대가 낮다. 이는 시흥동 산XX-X의 지목이 임야로 지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야는 산림 및 원야를 이루고 있는 수림지나 죽림지 등을 의미하며 통상 전(밭)이나 답(논)에 비해 매매가가 낮게 형성된다.
실제 산XX-X를 제외한 윤홍근 회장 소유 토지는 모두 전과 답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전·답으로 분류된 토지 역시 시흥동 중심가에 비하면 가격대가 낮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 부지인 시흥동 2XX의 공시지가는 2009년 ㎡당 199만 원에서 2021년 288만 2000원으로 올랐다. 윤 회장 토지의 다섯 배가 넘는 가격이다.
윤홍근 회장 자택 인근에 개발이 진행되면 그가 소유한 토지 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 그렇지만 2017년 개통한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성남 구간이 윤 회장 소유 토지를 관통하고 있어 대대적인 개발은 쉽지 않다. 또 성남시 수정구에는 서울공항이 있어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인근 부동산공인중개사들도 개발 관련 소식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언젠가 개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있지만 당장 어떻게 된다는 소문은 없다”며 “서울공항이 이전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처럼 윤홍근 회장은 수십억 원을 들여 토지를 샀음에도 고속도로와 공항으로 인해 토지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BBQ 관계자는 “윤 회장이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 같지만 고속도로가 토지 가운데를 가로질러 들어서면서 쉽게 개발을 할 수가 없다”며 “향후 토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고속도로가 들어서면서 윤홍근 회장이 정부로부터 일정 보상액은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성남 구간 인근 토지는 3.3㎡(약 1평)당 300만~500만 원 수준의 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이 2009년 토지 매입에 약 40억 원을 지출했다. 소유 토지의 절반 수준만 수용됐다고 본다면 최초 매입 금액에 달하는 보상액을 받은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가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성남 구간에는 총 3977억 원의 보상비가 책정됐다.
매입 이후 윤홍근 회장의 토지는 주로 담보용으로 활용됐다. 윤홍근 회장은 해당 토지를 대출 담보물로 수차례 활용했다. 시흥동 6X-XX 부동산등기부에는 금융권이 수차례 근저당권을 설정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2012년과 2014년에는 BBQ 법인이 해당 토지를 담보로 수십억 원을 대출받았다.
2020년 9월에는 하나은행이 시흥동 6X-XX에 근저당권과 지상권을 동시에 설정했다. 지상권은 타인의 토지에 건물이나 공작물, 수목 등을 소유하기 위해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물권을 뜻한다. 시중은행이 토지를 담보로 대출할 경우 담보가치 확보를 위해 지상권을 설정하곤 한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