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세 확대됐지만 여전히 수요 우위…금리 더 오르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엇갈리는 향후 집값 전망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금융위원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가 시작된 된 9월 전국 주택 매매량은 8만 1631건으로 작년 동월(8만 1928건)과 비교하면 0.4% 감소, 전달(8만 9057건)과 비교해 8.3% 줄었다. 서울은 9584건으로 전달(1만 1051건)보다 13.3%, 1년 전(1만 755건)보다 10.9%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10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9로, 전주보다 0.7포인트(p) 내렸다. 지난 9월 첫째 주 107.2를 찍은 뒤 7주 연속 하락하면서 100선까지 내려앉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공급·수요 비중을 지수화(0~200)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집값 급등 피로감에 금리상승, 대출규제 등으로 관망세가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바탕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과 관망세가 이어지되 집값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팽팽하다. 정부에서도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다른 통계로 수급 상황을 살피면 아직 집값 하락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다.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만 3842가구로, 전달의 1만 4864가구보다 6.9% 줄었다.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경기도 오피스텔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5.6%로 전월(77.7%)보다 17.9%p나 급등했다. 10월 경기도와 인천의 빌라 낙찰가율은 83.5%, 87.9%를 각각 기록했다. 경기도는 2017년 7월(83.8%), 인천은 2010년 4월(89.5%) 이후 가장 높은 월평균 낙찰가율이다.
서울 빌라 낙찰가율은 93.4%로 9월(97.9%)보다 조금 내려갔지만 여전히 역대급 인기다. 낙찰가율이 높은 빌라는 대부분 방 2개 이상을 갖춰 아파트를 대체할 만한 주택이다. 아파트 전세와 매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피스텔이나 빌라(연립·다세대)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임대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1만 1000건에 달했던 전세 거래는 10월 6600건대로 크게 줄었다. 반면 월세 거래는 매달 5000건 이상 이뤄지는 모습이다. 전세 대출 자체도 정부 규제로 힘들어지고 그나마 이율까지 높아지면서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말이다.
#돈 빌려 집 사기 더 어려워진다
지난 1일 기준 5대 시중은행(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3.31~4.81% 수준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금리보다 최대 1.96%p 올랐고, 혼합형 주담대 또한 같은 기간 최대 2.53%p 높아졌다.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현재 3.35~4.68%로 이 기간 1.92%p 올랐다.
10월 국내 물가 상승률은 근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한국은행(한은)은 오는 11월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이미 예고한 상태다. 시장은 이미 내년 기준금리 수준을 1.5%를 넘어 1.75%까지 반영하는 모습이다. 11월에 한은이 더욱 매파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시장금리는 더 올라 부채부담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이 강화되고,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도 올해(6.99%)보다 낮은 한도(4.99%)로 제한된다. 제1금융권은 40%로 적용하고, 제2금융권은 50%로 맞췄다. 특히 DSR 산정에서 제외됐던 카드론도 포함해, 이른바 ‘대출 돌려막기’의 구멍을 막았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내년 대출 상품 만기가 도래할 기존 차주들이다. 소득이 늘지 않는다면 새 상품 계약 시 기존 대출 규모를 줄여야 할 수 있다. 돈 빌려 집 사기가 근래 들어 가장 어려워지는 셈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만약 연소득 5000만 원인 차주가 금리 연 3.95%로 5000만 원 마이너스 통장을 보유하고 6억 원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현재는 2억 4000만 원 대출이 가능하지만 내년부턴 DSR 40%가 적용돼 1억 4900만 원으로 줄어든다”면서 “여기에 금리 0.25%p 오르면 이보다 대출가능금액이 700만 원 줄고 0.5%p 오르면 1300만 원이 더 줄어든다”고 말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