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비호감 대선 속 3지대 후보들 변수 부상…‘심’은 완주 ‘안’은 연대 또는 단일화 관측 높아
10월 22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호감 32% 대 비호감 60%,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8% 대 62%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하 동일). 대선을 4개월 앞둔 시점에서 무당층이 대선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제3지대 후보들은 ‘양당 체제 타파’를 내걸고 각자도생에 돌입했다. 당분간 독자 행보를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 양당과 거리를 두고 몸값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본인이 정권 교체 적임자임을 거듭 주장하며 완주 의사를 강조했다. 11월 2일 국민의당 압박 면접에서는 “당선이 목적”이라면서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일대일로 붙어서 이길 수 없다”며 “이번 경우는 국민의힘이 (단일화)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11월 3일 “심상정이 있는 이번 대선은 최소 3자 박빙 대결로 끝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제3지대 후보들과 양당 체제 종식을 위한 연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과의 단일화에는 확실히 선을 그은 상태다.
내년 대선이 ‘51 대 49 싸움’의 초접전 승부로 점쳐지면서 제3지대 후보들이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11월 1일 엠브레인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32.9%, 이재명 30.5%, 심상정 6.4%, 안철수 6.1% 순이었다. 심상정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꾸준히 유지될 경우 양자 구도 대선 판도에 지각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의 대선 완주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기도 한다. 현재까지 제3지대 후보 지지율은 당선권으로 보기 어렵다. 선거 막판 거대 양당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보인다면 ‘정권교체’의 대의로 이들에게 단일화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특히 정권교체를 강조하고 있는 안 후보가 대선 완주를 강행할 경우 야권을 분열시켰다는 거센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거대 양당이 이들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배경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후보에게 국무총리직 혹은 서울 종로 국회의원 단일 후보 등과 같은 제안으로 단일화 협상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안 후보와 꾸준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안 후보 측근으로 꼽히는 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완주하지 못하면 민심의 실망이 상당할 것”이라며 “중도 민심을 업고 안 후보가 완주해야 한다”고 전했다.
안 후보에겐 국민의당 몰락을 막는 것과 위상 회복의 과제가 남았다. 그는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나섰다가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던 중 중도하차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선 국민의당 후보로 완주해 21.4%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대선 낙선 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20대 총선에서 원내 의석수 38석을 얻었던 당은 21대 총선에서 3석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후 안 대표는 4·7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했다. 내년 대선 정국에서 ‘안풍’이 다시 미풍에 그친다면 군소정당의 몰락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 국민의당 내부에선 안 대표가 이번 대선에서 완주해 의미 있는 결과를 거둔다면 ‘중도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가 감지된다.
4번째 대선에 출마하는 심 후보 역시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심상정 후보에게 내년 대선은 마지막 도전이다. 심 후보는 완주할 것이다. 정의당 미래를 걸고 최후로 몸을 던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엄 소장은 안 후보 완주 여부를 두고는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으로 많이 기운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지난 재보궐 선거 때 이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하고 단일화 경선까지 했기 때문에 국민의힘과 또 단일화 내지 연대를 시도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