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알릴레오’ 출연해 “집값 일 안하고 만든 돈, 부조리 구조 때문에 혜택”
이재명 대선 후보는 11월 12일 공개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알릴레오 북’s’에 출연해 “IMF 때 3억 6600만 원을 주고 산 집이 지금 20억 원 가까이 간다더라”며 “지금 집값 때문에 온 동네가 난리 나지 않았느냐. 사실 가책이 많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집값으로 번 돈은) 일 안 하고 만든 돈”이라며 “이 사회의 부패·부조리 구조 때문에 혜택을 본 거다. 그것도 사실 걸린다”고 말했다.
집을 산 이유에 대해 “(당시) 주식 투자하다 날려먹고 ‘집이라도 사라’는 아내의 강권에 못 이겨 샀다. 그때 가장 낮은 가격으로 집을 샀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유시민 전 이사장은 “아내한테 잡혀 살만 하네”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후보는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자기 돈 하나도 안 들이고 정치권력과 속닥속닥해서 작업 좀 하면 수천억 원씩 해 먹는 것을 보니 내 입장에서도 배가 아프더라”며 “주변 사람은 오죽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정치 철학과 관련해서는 “대학 다니면서 사법고시 공부할 때 ‘내 사욕 채우는 삶을 살진 않는다’고 삶의 지향점을 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 과하게 위험한 길을 선택하는 측면이 있다”며 “상식적 사회를 만드는 게 진짜 제 꿈”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내놓은 공약에 대해선 “사실 (기본)주택, 기본소득 이런 것은 논쟁도 심하고 재원도 많이 들고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기본)금융은 안 그렇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알릴레오 측이 도서 추천을 요청하면서 출연하게 됐다. 이 후보는 윤흥길 작가의 중편 소설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추천했다.
이 소설은 경기도 성남지구 택지개발이 시작될 무렵 벌어진 이른바 ‘광주 대단지 사건(성남 민권운동)’을 배경으로 소시민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후보는 소설을 추천하는 이유에 대해 “실제로 거의 겪은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안에 살았던 사람이 어쩌면 저와 우리 집하고 똑같나 (싶었다)”라며 “집을 확보해가는 과정이 사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릴 적 성남에 살 때) 집하면 이사밖에 안 떠오른다”라고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