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평가·거주지 이전 등 불만…직장 동료 특정해 단독 범행
16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생수병 독극물 사건을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휴대폰, 태블릿 등 통신 내용이나 주변인을 수사했을 때 공범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없었다”며 “휴대폰 포렌식 결과 독극물을 검색한 시점은 9월 초였고, 구입은 9월 중순에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월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직원 두 명이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시고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료 직원인 강 씨는 사건 이틀 뒤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 10월 10일에는 또 다른 직원이 회사에서 음료를 마시고 고통을 느껴 병원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 씨의 자택에서 범행에 사용된 독극물을 확보한 뒤 사건 실체 규명을 위해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했다. 그러나 쓰러진 직원 중 한 명이 의식불명 상태에서 결국 숨지면서 경찰은 강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강 씨는 평소 인사 평가, 근무지 이전 등 직장 내 문제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직장 동료 세 명을 특정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또 강 씨는 사건 발생 한 달 전부터 범행에 사용한 독극물을 구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강 씨가 독극물을 업체 명의로 구입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을 법적 장치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절차상 미비점 등을 관계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강 씨가 범행 이후 숨지면서 사건은 이날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김성욱 기자 nmds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