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일요신문] 코로나 19 장기화로 취소된 ‘이천쌀문화축제’를 대체해 개최된 '이천 농산물 직거래 판매행사'가 졸속운영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17일 이천시에 따르면 ‘롯데 아울렛’ 이천점 스포츠관 1층 광장에서 12일~ 14일 열린 이번 행사는 코로나 19등으로 3년간 취소된 대한민국 대표 축제인 ‘이천쌀문화축제’의 명맥을 이어가고 지역 농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를 주최한 이천문화재단(이사장 전형구)은 판로 확보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하고 다양한 기획 행사와 경품을 준비해 이천 특산품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으로 행사를 기획했다.
그러나 본 행사는 지역 농민단체나 농민들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면서 시작단계부터 문제점을 드러냈다.
문화재단은 이번 행사와 관련해 개최 10여 일 앞둔 11월 1일 서둘러 운영위원들을 선임하고 운영위원회를 열어 ‘농산물 직거래 판매행사 세부계획’을 논의하고 행사비용으로 1억 원(택배비 3,000만, 사업비 5,000만, 예비비 2,000만)을 예상했다.
참여업체로는 대월농협, 농가 (4), 나드리 (2), 동부인삼농협 등 8개 업체가 참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중 농가들이 행사에 필요한 시간, 인력 부족과 주최 측의 일방적 판매가격 결정으로 인한 영업 손실 등의 사유로 9일 불참이 결정되면서 긴급하게 지역 3개 농협 단체의 협조를 구해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
또한, 홍보행사로 기획된 공연도 행사일 2~3일 전 결정해 행사장과 공연단체 측 공연 사전일정 등으로 문화 행사조차 진행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먹구구식 졸속운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심지어 주관단체로 알려진 ‘이천 쌀 문화 축제추진위원회’ 회의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키웠다.
익명을 요구한 추진위 A모 의원은 “ 행사와 관련된 회의도 열리지 않았고 개최일 며칠 전에 갑자기 통보를 받아 많이 당황했다”라며 “어쩔 수 없이 참여하긴 했지만, 들러리 선 것 같아 기분이 언짢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업체 관계자 B모 씨는 “집행부의 업무 지원이 거의 없었다.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진행 절차에 대한 문제들이 발생했고 책임자들이 행사와 관련된 내용조차 파악을 못 하다 보니 당연히 행사를 주도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수익을 목적으로 참여한 행사는 아니지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치러진 행사가 준비 소홀과 운영 등의 문제로 판매가 예상보다 훨씬 밑돌아 인건비도 못 건졌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 김모 씨는 “농민들을 위한 행사에 정작 지역 농민들은 참여하지 못했고 지역의 높으신 분들은 행사장을 방문해 사진찍기에 열중하시는 모습을 보고 과연 이번 행사가 누굴 위한 행사였는지 의문”이라며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고 질책했다.
한편, 같은 기간 여주 아울렛에서 여주 세종문화재단 주관으로 개최된 ‘오곡 나루 마당’은 여주 농‧특산물을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농산물 판매증가와 더불어 여주전통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온라인 기사 ( 2024.11.20 13: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