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 2위로 내려앉고 2년 전 폐사 ‘메니피’ 3위에…4~6위는 새 얼굴로 물갈이
#1위 올드패션드
현재 씨수말 챔피언은 한센이 아닌 올드패션드다. 2019년 16위에서 작년 6위로 급상승하더니 급기야 1위까지 올랐다. 파죽지세, 그야말로 거칠 것 없는 무서운 상승세다. 지금까지 자마 121두가 525회 출전해 우승 67회, 준우승 52회를 거두며 누적상금 21억 1681만 원을 기록, 2위 한센을 8200만 원 차이로 따돌렸다. 승률은 12.8%로 전체 3위, 복승률은 22.7%로 4위를 기록했다.
승률에서 1위를 기록하지 못했다고 저평가할 필요는 없다. 씨수말 순위는 자마들이 벌어들인 총상금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승률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수의 자마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느냐가 더 중요하다. 마해전술(?)도 씨수말 순위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올드패션드를 1위에 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자마는 흥바라기(국2/레이팅80)다. 올해 출전한 여섯 번의 경주에서 우승 2회, 준우승 3회를 기록하며 2억 6370만 원을 벌었다. 10월 KRA컵 마일 2위(9900만 원), 11월 코리안더비 3위(9100만 원)가 결정적이었다.
닥터파피아누(국3/레이팅63)도 힘을 보탰다. 올 1월에 데뷔해 8전을 치르며 우승 4회, 준우승 2회를 거두며 8995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이 외에 닥터패션(4승), 파인의꿈(3승), 나의전설(3승) 등이 부마가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데 일조했다.
#2위 한센
2는 한센이다. 작년에 메니피를 밀어내고 새로운 챔피언에 올랐지만, 1년을 못 버티고 2위로 내려앉았다. 149두의 자마가 614회 출전해 우승 53회, 준우승 50회를 거두며 누적상금 20억 3440만 원을 기록했다. 승률 8.6%, 복승률 16.8%로 작년(9.6/20.8)보다 떨어졌다. 출전 횟수에서는 여전히 1위였지만, 내용은 갈수록 좋지 못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올드패션드에게 1위를 내준 더 큰 이유는 대형마를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번에 밝힌 대로 코리안더비나 대통령배 같은 큰 대상경주에서 우승마를 배출하지 못했다(관련기사 한센 ‘씨통령’ 맞아? 메니피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네). 또한 우승마 대부분이 상금 규모가 큰 상위군의 장거리보다는 단거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어쩌면 이번 2위는 충분히 예견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자마는 닥터카슨(국1/레이팅122)이었다. 총 8회 출전해 우승 5회, 준우승 2회를 거두며 총상금 2억 800만 원을 획득하며 자마 중에서 압도적 성적을 보였다. 씨수말 3위 메니피와의 총상금 차이가 1억 원이었다는 점에서 만약 닥터카슨이 없었다면, 한센의 2위도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한센에게는 보물 같은 존재다.
#3위 메니피
3위는 메니피가 차지했다. 작년 2위에서 한 계단 내려왔지만, 여전히 좋은 성적으로 평가된다. 2019년 6월에 폐사되어 2년 넘게 자마들을 배출하지 못했음에도 최상위권을 유지했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121두의 자마가 총 482회 출전해 우승 51회, 준우승 48회를 거두며 누적상금 19억 3399만 원을 기록했다. 승률 10.6%로, 복승률 20.7%로 작년과 큰 차이 없이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
자마 중에서는 메니히어로(국1/레이팅107)가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7회 출전해 우승 5회, 준우승 1회를 거두며 3억 3080만 원의 엄청난 상금을 벌었다. 특히 최근 펼쳐진 오너스컵(GⅡ)에서 막판 짜릿한 추입으로 우승(1억 9250만 원)을 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동안 세 차례 대상경주에 출전해 7위가 최고 성적이었는데, 이번 네 번째 도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1군 강자로 급부상했다.
#4위 카우보이칼
4위는 카우보이칼이다. 작년 19위에서 무려 15계단이나 뛰어오르며 급상승을 보였다. 올해는 작년보다 나을 것으로 어느 정도 예측됐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기대를 뛰어넘은 엄청난 선전으로 평가된다.
121두의 자마가 452회 출전해 우승 53회, 준우승 62회를 거두며 18억 5768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승률 11.7%, 복승률 25.4%(2위)로 메니피보다 모든 면에서 앞섰지만, 대형마를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순위에서 밀리고 말았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자마는 제다이(국4/레이팅50)였다. 총 8회 출전해 우승 2회, 준우승 3회를 거두며 1억 3050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루나스테익스(L)에서 라온핑크의 뒤를 이어 2위를 한 경주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현재 3세마로 잠재력 상 앞으로 1군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 벤칼프린세스, 티케이보이, 투투칼턴 등 2세와 3세의 어린 기대주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에서 카우보이칼의 선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5위 테이크차지인디
5위는 테이크차지인디가 기록했다. 카우보이칼과 마찬가지로 작년 21위에서 16계단 뛰어오르며 급상승했다. 다만 2019년 10월 미국으로 역수출되면서 더 이상의 자마를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총 69두의 자마가 316회 출전해 우승 26회, 준우승 44회를 거두며 14억 6295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승률은 13.9%(2위), 복승률은 25.4%로 상당히 좋은 성적으로 평가된다. 전체적인 성적은 카우보이칼과 엇비슷했지만, 총 출전 횟수에서 136회의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5위로 밀려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자마는 히트예감이었다. 말 이름 그대로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 중 하나였다. 총 7회 출전해 우승 5회, 준우승 2회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5억 200만 원의 엄청난 상금을 벌었다. KRA컵 마일에서 우승, 코리안더비에서는 코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잠재력이 워낙 뛰어나 4세가 되는 내년에도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나머지 씨수말 중에서는 6위를 기록한 머스킷맨이 눈에 띈다. 작년 13위에서 7계단 오르며 역시 급상승을 보였다. 총 47두의 자마가 189회 경주에 출전해 우승 45회, 준우승 26회를 거두며 14억 208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승률(23.8)과 복승률(37.6)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지만, 출전 횟수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6위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 자마는 라온핑크(국2/레이팅71)다. 루나스테익스에서 8마신 차의 압승을 거두며 최고의 암말에 등극했다. 코리안오크스에서는 늦은 출발로 선행에 실패하며 최악의 레이스를 펼치고도 2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챔프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혈통이 매우 좋아 4세가 되는 내년에는 더욱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한편 작년 씨수말 3위였던 테스타마타는 현재 12위에 그치며 급격한 하락을 보였다. 주요 자마 중에서 터치스타맨이 준우승 3회를 거뒀을 뿐 마스크, 강토마, 우아륭 등이 동반 부진에 빠졌고, 파이널에너지(17전 7승)가 굴건 단열로 퇴역한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