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에 “5·18에 대한 원한, 서운함 모두 잊고 가겠다”
24일 전남 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4시쯤 강진군 군동면의 한 저수지에서 A 씨(68)가 물에 빠져 사망한 채 발견됐다. 전두환 씨가 사망한 날이다. 경찰은 타살 혐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사망 원인을 익사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2일 A 씨가 전북 익산 자택에서 유서 한 장을 남기고 사라졌다는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소방대원들과 함께 A 씨의 고향 마을을 수색 중이었다.
A 씨는 유서에 "요즘 통증이 더 심해지고 있다. 5·18에 대한 원한, 서운함을 모두 잊고 가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가족은 A 씨가 평생 후유증에 시달렸고 4시간마다 진통제 주사를 맞았다고 전했다.
A 씨는 육군 사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출가해 조계종 한 사찰의 승려로 지내다가 1980년 5·18을 맞았다. 그는 계엄군의 만행을 목격하고 광주 시민들의 시위에 동참하고 환자 이송에 나섰다.
A 씨는 1988년 국회 광주특위 청문회와 2019년 5월 13일 전두환 사자명예훼손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980년 5월 21일 오후 광주 남구 월산동 로터리에서 백운동 고개 쪽으로 차를 타고 가다가 헬기사격을 직접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또 척추에 총탄을 맞아 하반신이 마비됐다고 호소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