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의원님 ‘섹스팅’에 훅
▲ 차기 뉴욕시장으로 꼽히던 앤서니 위너 의원이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만난 여성들과 섹스팅을 즐긴 사실이 알려져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작은 사진은 가십 사이트 TMZ를 통해 공개된 위너 의원이 보낸 음란 사진들. ‘me’라고 쓰인 인증샷에서 시작한 섹스팅은 이후 거침없이 음란해졌다. 로이터/뉴시스 |
시애틀의 한 여대생이 위너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사진은 곧 순식간에 4만 5000명에게 리트윗됐고, 자연히 트위터에는 이 사진의 주인공이 진짜 위너인가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사진 속 주인공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3일 후 보수적 정치 블로그인 ‘빅거버먼트닷컴(BigGovernment.com)’에 ‘회색 팬티 사진’이 공개됐다. 이와 함께 정치 평론가이자 블로그 운영자인 앤드류 브라이트바르트는 “팬티 주인공은 위너 의원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위너는 브라이트바르트의 이런 주장에 대해 “내 아이디를 해킹 당했다” “사설탐정을 고용해서 사건을 조사하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진 속의 남성이 본인이 맞냐는 질문에는 “확실히 잘 모르겠다. 어쩌면 나일지도 모르겠다”며 얼버무렸다.
하지만 그의 이런 위선적인 태도가 못마땅했던 걸까. 브라이트바르트는 “사실을 불지 않으면 사진을 더 공개하겠다”고 위협했고, 마침내 지난 6일 추가로 사진을 더 공개했다. 위너가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한 여성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진은 웃통을 벗은 채 찍은 셀카 사진으로, 사진 속에 보이는 턱 부분은 누가 봐도 위너 의원과 닮아 있었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위너는 더 이상 빠져 나갈 구멍이 없어졌고, 결국 지난 6일 기자들 앞에서 모든 사실을 털어 놓았다. 30여 분 동안의 기자회견에서 그는 “사진 속의 남성은 내가 맞다”고 말하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는 “무슨 생각으로 그런 사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바보 같은 짓이었다”고 말하면서 “내가 한 짓을 무척 후회한다. 정말 죄송하다”며 울먹였다. 또한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6명의 여성들과 음란 메시지와 사진을 교환했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그 여성들은 모두 성인이었다”며 위법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혹시 ‘외롭거나 친구가 필요해서 그랬냐’는 질문에 그는 “나에겐 사랑스런 아내가 있다. 결혼생활 외에는 절대로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면서 “여성들과 실제로 만나서 불륜을 저지른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애틀의 여대생에 대해서는 “나는 그녀가 누군지 모른다. 그저 내 팔로어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원이 밝혀진 제넷 코르도바(21)라는 이름의 시애틀 여대생 역시 <데일리뉴스>를 통해 “나는 위너 의원의 팬일 뿐 만난 적은 없다. 나는 그분의 여자친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과거 스캔들에 휘말렸던 정치인들이 그랬듯 ‘양심 고백’을 하면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경우는 달랐다. “정신과 상담을 받겠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마무리되는가 싶었던 이른바 ‘위너게이트’는 곧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두 명의 여성이 “위너 의원과 ‘섹스트’를 주고받았다”며 폭로하고 나선 것이다.
ABC 방송을 통해 모든 사실을 털어 놓은 텍사스주의 미혼모인 메건 브루사드(26)는 “지난 4월부터 위너와 트위터, 페이스북, 이메일로 외설적인 사진을 교환했다. 또한 폰섹스도 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위너를 처음 알게 된 것도 페이스북을 통해서였다.
그녀가 위너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연설 동영상을 보고는 “섹시해요”라는 댓글과 함께 ‘좋아요’를 눌러준 것이 계기가 됐다. 위너는 브루사드에게 친구 요청을 했고, 그 후로 둘은 거의 매일 메시지와 사진을 주고받았다.
처음에는 평범한 사진만 오갔다. ‘나와 내 고양이들(me and my pussys)’이라는 제목의 사진은 소파에 앉아 있는 그와 고양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진이었다. 하지만 다른 말로 ‘여자의 성기’를 의미하는 ‘pussy’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은 야릇한 느낌을 풍겼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의원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찍은 ‘나(me)’라고 쓴 쪽지를 들고 찍은 셀카 사진을 보냈다. 이는 “정치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진짜 위너 의원이 맞다면 지금 당장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는 브루사드의 요청 때문이었다.
여기까지는 모든 것이 지극히 평범해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드디어 그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애틀의 여대생에게 보냈던 그 유명한 ‘가랑이 사진’을 브루사드에게도 보낸 것이다. 그리고 이틀 후에는 셔츠를 벗은 상반신 사진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브루사드는 당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면서 “의원이란 사람이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서 페이스북을 하면서 채팅을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며 황당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리사 와이스(40)라는 전직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딜러 역시 ‘레이더닷컴(Radar.com)’을 통해 위너와의 ‘섹스팅’ 사실을 폭로하고 나섰다. 그녀는 지난 9개월 동안 위너와 총 220회가량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말하면서 낯 뜨거운 채팅 내용을 전부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가령 “지금 팬티 안이 미친 듯이 불룩 솟았어요. 한번 볼래요?”라거나 “금방 사진을 찍어서 보낼게요. 내 물건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줘요”라는 식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2일 가십 사이트인 ‘TMZ’를 통해 위너의 음탕한 사진이 추가 공개됐다. 더구나 위너가 팬티만 입은 채, 혹은 수건으로 허리만 두른 채 거울을 보고 찍은 이 사진들의 배경이 의회 체육관이었다. 사진이 공개되자 사람들은 그가 의회 안에서까지 이런 음탕한 행위를 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있다.
“법을 어기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는 위너의 주장도 의심을 받고 있긴 마찬가지다. 이런 의심은 포르노 여배우 진저리가 ‘TMZ’에 위너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그녀는 “위너 의원과 자고 싶다”는 노골적인 글을 당당하게 트위터에 올릴 정도로 위너의 열렬한 팬이었다. 이런 까닭에 지난 5월 처음 ‘회색 팬티 사진’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그녀에게 기자들의 취재 요청이 빗발쳤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위너는 그녀에게 자신과 음란 채팅을 주고받은 사실을 숨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자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인터뷰 코치’까지 해줬다. 가령 “나는 위너 의원 스캔들과 아무 상관이 없다. 그저 의원의 트위터를 팔로잉했을 뿐이다. 팔로잉 내용 역시 의원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낸 것이 전부였다. 우리는 만난 적도 없고,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도 없다”라는 식이었다.
이밖에도 과연 그가 미성년과 접촉했는가 하는 점도 논쟁이 되고 있다. 댈라웨어의 한 17세 여고생과도 트위터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지만 소녀는 “절대로 위너로부터 음란 메시지나 사진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저런 사안과 관련해서 현재 민주당 하원원내대표인 낸시 펠로시는 위너가 윤리규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위너에 대한 동정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가 실제 혼외정사를 저지르진 않았다는 점, 그리고 이보다 더 심한 부정을 저지른 정치인들의 경우를 본다면 이 정도는 눈감아줘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욱이 위너가 일방적으로 사진을 보낸 것이 아니라 상대 여성과 어느 정도 친분을 쌓은 후에 보냈고, 또 사진을 받은 여성들이 당시 불쾌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섣부른 마녀사냥은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섹스 중독자들의 두 얼굴
그들은 왜 색광이 되었나
두 달 전만 해도, ‘그’는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웨일즈 태생의 그는 뛰어난 축구 실력에 흠결 없는 사생활로 존경을 받았다. 그가 유명 모델과 불륜을 저지르고, 결혼 전에 친동생의 아내와 잠자리를 가졌다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영국 프미리어리그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라이언 긱스(38) 얘기다.
실체가 드러난 그는 한 순간에 전설에서 ‘막장’으로 떨어졌다. 긱스는 아내에게 이 말 한마디를 해 가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섹스 중독을 치료할게.”
2009년 11월 전만 해도 ‘그’는 미국의 골프 황제였다. 타이거 우즈는 자택에서 내연녀와 문자를 주고받다 전처인 엘린에게 들통이 났고, 분노한 엘린을 피해 차를 타고 줄행랑치다 집 앞 가로수를 들이박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자 봇물 터지듯 내연녀들이 나타나 한 목소리를 내며 우즈의 사생활을 발가벗겼다. 우즈는 10여 명의 여성과 잠자리를 가진 데다 ‘스리섬’을 즐기는 색광이었다.
6개월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자신의 질퍽한 외도를 참회했지만, 엘린은 긱스의 처와 달리 이혼을 선택했다. 우즈 역시 “골프는 두 번째고, 가족이 첫 번째로 소중하다”며 성실한 가정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
충격의 크기로만 보자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를 따라올 수 없다. ‘경제의 달인’으로 고른 지지를 얻던 그는 1997년 12월 백악관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절적한 성 접촉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클린턴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바지와 속옷을 내리고 르윈스키에게 ‘구강성교’를 요구했다.
정치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고 법정에서 그의 마른 정액이 증거로 채택되는 등 온갖 수모를 겪었지만 그가 위기를 해결한 방식은 고백이었다. “내 안에 악마가 있다.” 클린턴이 말한 악마란 자신의 이상성욕을 의미한다.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문신예술가 대니 제임스(28)는 그 방면(?)에서 적수가 없는 위인이다. 그는 영국 북서부 랭커셔의 한 마을에서 무려 500여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 그가 “고향에서 나와 자지 않는 여자가 더 없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고향에 소문이 퍼진 탓에 그는 직장을 잃고 이혼을 했다. 결국 그는 영국 리버풀의 한 재활원에 제 발로 찾아가 치료를 받았다.
섹스 중독에 대한 이야기는 그간 무성했지만 근래 들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영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트리샤 맥네어는 섹스 중독의 징후로 다음과 같은 10가지를 제시했다.
▲세 명 이상이 참여한 성관계를 자주 가질 때
▲포르노물의 행위를 과도하게 흉내 낼 때
▲정상 체위에 대한 지겨움을 느낄 때
▲금기시된 성적 행위를 멈출 수 없을 때
▲성관계를 많이 할수록 성취욕을 느낄 때
▲성관계 후 죄의식을 느낄 때
▲성관계를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때
▲성관계를 맺느라 사회적 역할 또는 직장 생활을 포기할 때 등이다.
전문가들은 전체 인구 가운데 6% 정도가 섹스 중독을 앓고 있다고 내다본다. 섹스 중독자들이 공통적으로 겪은 것은 불우한 어린 시절이다. 긱스와 클린턴은 각각 바람둥이와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 때문에 고통을 받았고, 타이거 우즈의 경우 흑인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했다.
섹스중독자의 82%는 부모로부터 학대와 과도한 억압, 또는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섹스 중독자의 55%가 성범죄자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파트너를 괴롭히는 치정이나 불륜이 아닌 관음증이나 노출증, 아동 성폭력 등 사회적 해악으로 이어진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장 보편적인 치료방법인 ‘자기고백’이 섹스중독 치료에도 가장 많이 실시된다. 비슷한 증상의 중독자들 앞에서 자신의 과오를 털어놓고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식이다.
물론 여전히 섹스 중독을 ‘의학적 증세’로 보지 않는 의견도 있다. 글렌 윌슨 그레샴 대학 교수는 “섹스 중독은 번식과 생존 욕구에 대한 욕망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며 “마약 중독자처럼 의학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증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500여 명의 여성과 관계를 맺은 제임스는 정신과 치료 이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다른 중독자들에게 담담히 자신의 과오를 밝힌 제임스는 영국공영방송 비비씨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부모님은 눈을 부릅뜨고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자살시도를 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한 번 죽은 몸이다. 이곳 이외에는 내가 갈 곳은 없었다.”
영국=이승환 통신원 world@ilyo.co.kr
그들은 왜 색광이 되었나
▲ 왼쪽부터 빌 클린턴, 타이거 우즈, 라이언 긱스 |
실체가 드러난 그는 한 순간에 전설에서 ‘막장’으로 떨어졌다. 긱스는 아내에게 이 말 한마디를 해 가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섹스 중독을 치료할게.”
2009년 11월 전만 해도 ‘그’는 미국의 골프 황제였다. 타이거 우즈는 자택에서 내연녀와 문자를 주고받다 전처인 엘린에게 들통이 났고, 분노한 엘린을 피해 차를 타고 줄행랑치다 집 앞 가로수를 들이박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자 봇물 터지듯 내연녀들이 나타나 한 목소리를 내며 우즈의 사생활을 발가벗겼다. 우즈는 10여 명의 여성과 잠자리를 가진 데다 ‘스리섬’을 즐기는 색광이었다.
6개월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자신의 질퍽한 외도를 참회했지만, 엘린은 긱스의 처와 달리 이혼을 선택했다. 우즈 역시 “골프는 두 번째고, 가족이 첫 번째로 소중하다”며 성실한 가정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
충격의 크기로만 보자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를 따라올 수 없다. ‘경제의 달인’으로 고른 지지를 얻던 그는 1997년 12월 백악관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절적한 성 접촉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클린턴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바지와 속옷을 내리고 르윈스키에게 ‘구강성교’를 요구했다.
정치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고 법정에서 그의 마른 정액이 증거로 채택되는 등 온갖 수모를 겪었지만 그가 위기를 해결한 방식은 고백이었다. “내 안에 악마가 있다.” 클린턴이 말한 악마란 자신의 이상성욕을 의미한다.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문신예술가 대니 제임스(28)는 그 방면(?)에서 적수가 없는 위인이다. 그는 영국 북서부 랭커셔의 한 마을에서 무려 500여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 그가 “고향에서 나와 자지 않는 여자가 더 없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고향에 소문이 퍼진 탓에 그는 직장을 잃고 이혼을 했다. 결국 그는 영국 리버풀의 한 재활원에 제 발로 찾아가 치료를 받았다.
섹스 중독에 대한 이야기는 그간 무성했지만 근래 들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영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트리샤 맥네어는 섹스 중독의 징후로 다음과 같은 10가지를 제시했다.
▲세 명 이상이 참여한 성관계를 자주 가질 때
▲포르노물의 행위를 과도하게 흉내 낼 때
▲정상 체위에 대한 지겨움을 느낄 때
▲금기시된 성적 행위를 멈출 수 없을 때
▲성관계를 많이 할수록 성취욕을 느낄 때
▲성관계 후 죄의식을 느낄 때
▲성관계를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때
▲성관계를 맺느라 사회적 역할 또는 직장 생활을 포기할 때 등이다.
전문가들은 전체 인구 가운데 6% 정도가 섹스 중독을 앓고 있다고 내다본다. 섹스 중독자들이 공통적으로 겪은 것은 불우한 어린 시절이다. 긱스와 클린턴은 각각 바람둥이와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 때문에 고통을 받았고, 타이거 우즈의 경우 흑인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했다.
섹스중독자의 82%는 부모로부터 학대와 과도한 억압, 또는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섹스 중독자의 55%가 성범죄자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파트너를 괴롭히는 치정이나 불륜이 아닌 관음증이나 노출증, 아동 성폭력 등 사회적 해악으로 이어진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장 보편적인 치료방법인 ‘자기고백’이 섹스중독 치료에도 가장 많이 실시된다. 비슷한 증상의 중독자들 앞에서 자신의 과오를 털어놓고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식이다.
물론 여전히 섹스 중독을 ‘의학적 증세’로 보지 않는 의견도 있다. 글렌 윌슨 그레샴 대학 교수는 “섹스 중독은 번식과 생존 욕구에 대한 욕망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며 “마약 중독자처럼 의학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증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500여 명의 여성과 관계를 맺은 제임스는 정신과 치료 이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다른 중독자들에게 담담히 자신의 과오를 밝힌 제임스는 영국공영방송 비비씨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부모님은 눈을 부릅뜨고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자살시도를 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한 번 죽은 몸이다. 이곳 이외에는 내가 갈 곳은 없었다.”
영국=이승환 통신원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