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메디컬카운티지역주택조합, 80세 노약자 주택 불법 철거 ‘논란’

이주보상 턱없이 낮아 이사 못간 노약자 추위 피할 곳 없다.

80세 노약자의 몸부림이 묻어나는 현수막이 불법 철거와 묻힌 모습

[일요신문] 부산 메디컬카운티지역주택조합이 주택을 철거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채 과거 군부독재시절에나 있을 법한 불법철거를 일삼아 논란이다. 특히 80세 노약자가 추운 겨울을 길거리에서 보내야 하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메디컬카운티지역주택조합은 부산진구 부암동 284번지 일원에 주상복합주거시설(아파트 924세대, 오피스텔 210실)을 지을 예정이다. 46층 높이에 7개동 총 1134세대를 지어 2025년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지역주택조합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조합원을 모집하고, 올해 8월 IS아이에스동서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조합측은 공사 착공을 위해 사업지 주택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A씨(여, 80세)와 이주에 따르는 보상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지난달 11월 22일 초저녁에 A씨 소유의 주택을 불법으로 철거했다.

건물주 A씨 후견인은 "조합이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주보상 등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A씨의 주택을 무단으로 강제 철거해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이 수십 년간 살아온 집을 무단으로 강제 철거했다"며 "법원으로부터 철거명령서와 공탁 등 정상적인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철거한 것은 재물손괴죄로 지난달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합은 고령의 할머니가 홀로 사는 것을 알고 터무니없는 이주보상비로 협의를 종용했다. 강제철거는 보상비 협의가 순조롭지 않자 철저한 계획에 의한 악의적인 범죄였다"고 강조했다.

카운티메디컬지역주택조합 측은 이에 대해 "수사중인 사안이라 답변하기가 곤란하다"고 답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e-mail]